우리들,청춘의시절은갔다.그시절의활기로움과과실을적절히치장하면서불혹을넘기고,딴에는목에힘주고사는척했으나,이미그녘부터침잠의시작이있었다.
그럭저럭무책임하고적당하게살아온삶에대한대가라고치부하자.그러나그러기엔좀혹독하다.
자꾸고꾸라진다.그래서자꾸술에의지한다.그러지않고서는그대로주저앉을것같다.부끄럽고서럽다.지금까지씨부려댄말들이정당한것이었던가.말과그에따른행위들이책임지라면서달겨든다.
무슨일을할것인가.없다.그대로가라앉아나의집을찾아가고싶은생각뿐이다.침잠이다.끝없는가라앉음이다.
김지하는각을깨고나온사람같았다.
예상밖으로그의화두는죽음이었다.죽음이보인다는것,죽음을느낀다는것.한여름날병들고지친육신앞에빤히보이는선풍기에서그는죽음을감지한다.그는병들고지친자신의몸과마음앞에다가선인생의그림자를읽고있었다.그리고그것을순리로온전히받아들이려는것이다.죽음은생명의반대말이아니다.죽임이그것이다.죽음은섭리적으로찾아오는또다른생명과정의한단계라는것.그러니그것이오는기미가있으면,달게받아들이라는것이다.
그런자세앞에모든것은그저한낱허망스런것이다.김지하는‘개똥같은것’이라고했다.자신이이뤄놓은문학적작품과앙가쥬망적투쟁활동,사회적위상등에대해그가한말.“모든것이강건너등불이지요.”번득이는재치와풍자,비판과투쟁으로한때일관했던그의면면은이제평온한노년의시인의얼굴로돌아와있었다.
그는자신의집을찾아가겠다고했다.그집은무엇이고어디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