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삼합회, 그리고 막걸리를 마시며

비는그쳤다.
그러나날은여전히꾸물스럽고우울하다.
이런날무엇을할것인가.
콩나물을다듬을것인가.민화투를칠것인가.
종로거리를걸었다.

목로주점에앉아막걸리를마신다.
막걸리한잔을거침없이마시고삼합회를한입문다.
곰싹은홍어의연한살점에서묻어나는그절묘한맛.
매캐하고개운한홍어는허기를자극한다.
삶은돼지고기는그허기를채워준다.그절묘한조화라니.
신김치는줄기라야좋다.
포대기처럼홍어와돼지고기를둘둘말수있는.
김치는자칫혼자만잘난체하려는홍어의톡쏘는맛을경계해준다.
돼지고기맛도데리고와함께아우르게한다.

막걸리한병을다마셨다.
약간멜랑꼬리해진다.왜그럴까.
멍하니골목풍경을바라본다.
골목길에어느덧어둠이내리고술꾼들의모습이한둘눈에띈다.
홍어삼합회에고단한나의일상이묻어있었다.
아,나는나의고단한일상을씹고있었다.
그런데,맛있는일상이왜나를슬프게하는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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