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아마도1969년,3학년때였을것이다.
위키리의‘눈물의감추고’란노래가한창날리고있을무렵이다.
지금도그렇지만,노래가좀된다싶으면영화를만드는데,그노래도그랬다.
같은제목으로된영화가나왔다.그때한참날리던문희가주연으로나왔는데,
그영화가마산엘왔다.중앙극장이었을것이다.
금요일저녁인가,그영화를보러갔다.
별죄의식(?)도없이그냥일상사의한부분쯤으로생각하고…
이층,후미진뒷좌석에푹기대영화를보는데,
웬지머리뒤꼭지가이상했다.뭔가꼽히는것같은.
어둠속에서뒤를돌아봤다.으슴푸레한데,누군가면이있는얼굴이보였다.
그사람은나를보고조용히손사레를쳤다.그냥앉아있으라고타이르듯이.
뭔가불길했다.영화가눈에들어올리없다.나는이미체념하고있었다.
영화가끝나고불이들어왔다.
뒤에서누군가어깨죽지를붙잡았다.
이모선생님.영어선생님으로,현재그동생이경남도공무원으로있는.
극장휴게실로나왔다.
내일,교무실로온나.알았제?
예.
머리에알밤한대,그리고그선생님과나의대화는끝이었다.
대충머리속에내일어떤일들이벌어질지상상을한후,
‘상황끝’이라생각하고선생님을쳐다봤다.
선생님얼굴은불그스래했다.
영화에‘feel’을받은것인가.
추산동집으로오는길.
아,내일나는어찌될것인가.
내일새벽일찍선생님집을찾아가빌어볼까.
아니면,이참에그냥학교를집어치워버릴까.
터벅터벅걸어오는밤길.
그때,전파사스피커에서울려나오는노래
“눈-물을감-추고…♬”
(그선생님과20여년이지난후같은신문사에서밥을먹을줄몰랐다.
지금그선생님은어디에계실까.)
이슬비맞으며나홀로걷는밤길
비에젖어슬픔에젖어쓰라린가슴에
고독이넘쳐넘쳐내야윈가슴에
넘쳐흐른다
눈물을감추고눈물을감추고
이슬비맞으며나홀로걷는밤길
외로움에젖고젖어쓰라린가슴에
슬픔이넘쳐넘쳐내야윈기슴에
넘쳐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