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과 로드 투 퍼디션

자기아들맞았다고양아치들을동원해보복폭행한어떤재벌회장의행각을어떻게봐야할까.검정승용차에부하와고용한양아치들을태우고몰려가집단구타를선두지휘한그재벌회장의모습은음산하고어두운폭력그자체이다.더구나가죽장갑에다별두개짜리군모를쓰고쇠파이프를직접휘둘렀다는모습에서,그는재벌회장이라기보다는모든일을폭력을통해해결하고폭력을숭배하는조폭조직의두목에다름아니다.

그러나한편에서는사랑하고아끼는아들이맞은것에대한응징이니父情의발로라는시각도있는모양이다.父情은父情인데,좀과도했고지나친것이아니였냐는동정의눈길도있다.


‘로드투퍼디션(RoadtoPerdition)’이란영화가생각난다.1930년대,아내와막내아들을잃은갱스터조직의행동대장이살아남은큰아들과함께고독한복수의길에나선다는줄거리의갱스터영화다.

이영화를통해느끼는것은말그대로강력하고도진실한父情이다.아내와자식의죽음에대한복수이기도하지만,그복수는마지막하나남은아들을위한父情이다.처참한살육전끝에아버지는복수에성공한다.물론폭력이미화되어서는안된다.그러나이영화에서아버지가마지막으로아들에게남긴父情의메시지는이런것이다.아들이자기와같은사람이되지말라는것이다.

마지막장면.킬러에게당해죽어가면서도아버지는아들의손에들린총보다먼저방아쇠를당긴다.아버지가두려웠던것은아들의손에피를묻혀,아들이자기와같은사람이되는것이었다.아버지로서자식에대한진실된모습,그리고자식과자식의앞날을생각하는善과義같은게있었다.


우리재벌회장의父情도물론父情이다.그러나그의그것엔그게없다.그재벌회장은아들을때린사람을꿀려앉히곤아들에게패라고했다.아들의손에피를묻힌것이다.그리고보복폭행혐의를부정,무시,기만하는추태를보이고있다.아들과공모한흔적도보인다.아들이그것을통해아버지를어떻게생각하고무엇을배울것인가에대한최소한의진실과정,배려는보이지않는다.그저야수적인복수심,비뚤어진父情과폭력만능주의만있다.


영화는살아남은아들의내레이션으로끝을맺는다.


“나는우리아버지가좋은사람이냐,아니면나쁜사람인가는잘모른다.내가말할수있는것은‘그는나의아버지였다’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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