酒說, 혹은 雜說

예전,서울문리대로빠지는명륜동저자거리에’풍년옥’이라는술집이있었다.

그집앞을자주지나쳤는데,그집에요상한여자하나가있었다.

‘요상’하다고하는것은,그여자가말하자면술집여자같지않았다는것이다.

굵고검은테의안경을끼고있었는데,통통하게생긴게흡사학교선생같았다.

그여자와한잔묵고싶다는생각이왜아니들겠는가.

어느날,선배와작심하고그술집을찾았다.

가게문앞에서빼꼼히안을들여다보니,그여자는몇명의남자들과술을마시면서노닥거리고있었다.

그런데,우리는그날묵사발이되었다.

싸움이벌어진것이다.

술집주인이우리를지금으로치면완전히무슨노숙자로취급하면서술을팔지않겠다고나오는바람에

시비가벌어졌고,그와중에치고받는격투가벌어진것이다.

여차여차끝에술집주인과함께명륜동파출소로연행됐고,밤12시경백차를타고동대문경찰서로이송됐다.

술집주인은사정이있어장사를하지않고있는데,막무가내로우리들이들어와술을달라고했고,

술을줬는데,술값을내지않았다고길길히날뛰었다..그리고자신은임신5개월인데,배를발에차여유산기가있다는것이었다.

나는초지일관술집주인이근처에있는세무공무원들에게는술을팔면서,우리들에게는술을팔지않는,

말하자면차별을하는데서비롯된싸움이었다고주장했다.

운은나의편이었다.

경찰서의높은분이학교선배였다.

새벽녘에풀어줬다.야간통행증까지마련해주었다.술집여주인은풀려나지못했다.

며칠후,풍년옥앞을지나는데,문이굳게닫혀있었다.보름간의영업정지를당한것이다.

영업을하지않았다는것과임신중이라는술집주인의주장이거짓으로들통이난것이다.

그같은조치는알고보니그안경쓴술집여자의증언이결정적이었다는것이다.

무슨연유에선지나에게유리한증언을해준것이다.

그여자는결국그술집에서쫓겨나왔다.그근처다른술집으로옮겼다.

내가한잔샀다.진하게한잔샀다.그리고군대가기까지뻔질나게들락거렸다.

나보다나이가한참위였던그여자는지금쯤할머니가되어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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