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길가는데도여비가든다면’
1993년타계한천상병시인의4번째시집의타이틀이다.
시집제목은이런데,그러나이시집에’저승길가는데도여비가든다면’이라는시는없다.
시를주제별로분류하면서붙인소제목들중의하나인데,
이타이틀은말하자면천상병시인의순진무후한생활과가난을풍자해붙인것이다.
줄창가난속에사는데,
죽어서만일여비가든다면저승마저갈수있겠는가라는조바심(?)섞인항변이라고나할까.
그러나천상병시인의응석같은항변에도불구하고,
죽어서저승가는길에공짜는없다고여기는것이양의동서를막론한인간들의보편적인관습이다.
우리네풍습속에서부모나친인척이죽어장사지낼때,노잣돈을관속에넣어주는것은흔히볼수있다.
돈외에금붙이등재물을넣어주기도한다.
고대이집트의파라오들이죽어,미이라와함께황금보화를넣어장사지내는것,
하여영생을기원하는것도따지고보면저승길을편히보내고자하는바람에다름아닌것이다.
또돌아가신고인의제사때따로노잣돈을봉투에넣어모시기도하는데,이것도같은맥락이다.
저승길,고이모셔가기를바라는마음을담은염원이다.
여비,혹은노잣돈이라든가재물외에먹을것을챙겨보내는풍습도있다.
고인의입에쌀이라든가콩을채워넣기도한다.
저승가는길에힘들면간식삼아먹으라고넣어주는것인가.
저승가는길에우짜든지힘잃지말고,힘들면먹어서가라는바람을담은것이다.
돈이나재물은혹여저승길가다가저승사자가투정을부리면’와이로’라도좀쓰라는것이다.
죽음을,먼길을떠나는하나의여정으로본다면저승길간식거리로꼭쌀이나콩밖에없을까.
빠질수없는게있다.바로계란이다.
생시의여행길,계란만큼친숙한간식거리가없을것이다.
저승길에서도그럴것이다.
입력:2007.07.1109:00
이곳에서는계란이잔뜩발견됐다.그의미는확실치않으나,육체는썩어없어지지만영혼만큼은무덤이라는공간에서영원히산다는신념아래무덤주인을위해준비한사후음식이었을것이다.
한데천마총처럼무덤에다시신과함께묻은계란이조선시대무덤에서도발견됐다.
서울시가추진하는은평구진관외동일원의은평뉴타운예정지.무려3천기에이르는조선시대무덤이밀집한공동묘지로드러난이곳에서계란,그것도생계란3개를작은항아리안에다가안치한무덤이발견됐다.
지난해9월6일이후이곳을발굴중인매장전문조사기관중앙문화재연구원은“무덤묘광중간부분에서계란3개를넣고뚜껑으로봉한백자항아리1점을수습해현재보존처리중이다”고11일말했다.
계란을무덤에시신과함께부장한사례는천마총이후처음으로파악된다.
백자속에서계란은비교적온전한모습으로출현했다.
이들이생계란이었다는증거로홍지윤조사원은“껍질이쉽게바스라지고내부에이렇다할만한흔적이남지않은점”을들었다.삶아안치했다면이런현상이일어나기힘들다는것이다.
孤行/김영동(대금독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