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일요일북한산용혈봉에서낙뢰사고가나몇명이죽고수십명이다쳤다.그소식을그날집에서듣고보았다.한순간좀멍했다.
우리동기들은그전날인토요일북한산을올랐다.그냥노말하게구파발산성쪽에서올라대남문,그리고구기동으로하산키로했다.
내가지난19일북한산에서굴렀고,그여파로컨디션이좀좋지않았기때문이다.
부황사지로가는계곡의개울가에서좀이른점심을먹었다.그기서부터노말하지않았다.대남문을좀쉽게가자면서출발했는데,부황사지쪽으로올라의상봉능선을타기로한것이다.
그날은비가온다고했다.좀많이온다고했기때문에모두들우천산행에대비하고나왔다.날은계속꾸물했고,비가올락말락했다.날이후텁지근했기때문에모두들비라도좀내려줬으면하는바람이었다.그러나비는오지않았다.
우리들은부황사지에서의상능선에붙어나월,나한봉등을넘어비봉쪽으로탔다.용혈봉은그전봉우리다.그봉우리를뒤돌아봐가며의상능선을탔다.
그날꽤많이걸었다.그리고승가사쪽으로길을잡아구기동으로하산했다.

그런데,바로그다음날용혈봉에서사고가난것이다.시간상으로봐도우리가의상능선에붙었을그무렵이었다.그날우리가바란대로비가오고천둥번개가쳤으면우리가그사고를당하지않았을까하는생각을지울수가없는것이다.
그날용혈봉을가지않았지만,우리멤버중한친구만그곳을갔다는것도,지금생각하니참야릇하다.그친구는한참비봉쪽으로오다가홀연히사라졌는데,나중구기동에서만나얘기를들어보니가관이었다.
어떤노인한분을만났는데,어디가냐고물어대남문쪽으로간다고하니까자기를따라오라고했다는것.그노인을따라한참몇개의봉우리를넘고보니대남문의반대편,그러니까의상능선의출발점인의상봉이더라는것.거기서그친구는다시반대편으로봉우리를7개나넘었다는데,그친구는그러니까그날용혈봉을두번넘은셈이다.

월요일,우리마산고29회홈카페(www.club.cyworld/mago29)에한친구가’액땜’얘기를했다.’액땜’덕을봤다는것이다.

나는7월19일비오는북한산에서굴렀다.그것도산속이아니라북한산초입의계곡에서.
산성에서오르면백운대와대남문으로올라가는분기점에여러식당들이있다.갈림길초입의한식당에서친구와막걸리를마셨다.원래그친구와산을오르기로했는데,나는그냥막걸리만마시다가내려가기로했다.대남문쪽으로가는그친구를배웅하고억수같이내리는빗길속에내려오다가사고를당했다.다알다시피,그곳에서내려가는길은신작로다.얼마나좋은길인가.그런데,나는그길을가지않고비가내려흘러넘치는계곡길을택한것이다.그러다가그냥굴렀다.
왜계곡으로내려왔는지알수가없다.술에취했기때문이라고하는게제일편한답일것이다.그러나내가계곡쪽으로갈때의정신상태는또렷했다.그래서지금,아직도가슴,다리통증과안면멍등으로골치가아픈와중에서도내가왜그리로갔을까에천착하고있는것이다.
친구들은나보고그런다.웃으라고하는얘기들이지만,일마,니때문에우리가액땜했다고킥킥대면서말한다.
나로써액땜했다면그다지기분나쁜얘기는아니다.나란존재도한번쯤은쓸만한데가있기는있는모양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