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문제다.

읽자니온갖雜想때문에잘안되고,

안읽자니머리에곰팡이가덕지덕지해지는느낌이다.

또다른문제도있다.

책을갖고있느냐마느냐의문제다.

좋은말로藏書라고하지만,

사실모여지는책을감당키어려울때도있다.

書生도아니고,집도좁고하니,

날을골라어떻게처분해버려야지하는생각이들때도많다.

그러나그것도잘안된다.

뭔가가자꾸말린다.

아깝다는생각도좀들고.

그걸어떻게모은것인데하는집착에애착심도곁들여진다.

좋은방법이없을까고궁리에빠지는때가종종있다.

마침,누가그문제와관련한글을보내고있다.

파울로코엘료다.

그양반은’다시는펼쳐지지않을책’이라는전제하에,

갖고있는책들을’여행’시키자고한다.

책에는그것나름의길이있고,

꼼짝없이책꽂이에묶여있게해서는안된다고믿기때문에

읽은책들은누군가에게선물하거나공공도서관에기증한다고한다.

可否의여부를떠나참절실히와닿는글이다.

이즈음내가답을구하고있는사안이니그렇다.

그러나살아오면서책은나에게어떤존재였던가를생각하면,

코엘료의그같은생각을선뜻받아들이기어렵다.

그러나몇번곱씹어읽어보면맞는말이다.

책은옷과같은것이아니겠는가.

몸에입히는게옷이랴면,책은정신과마음을감싸는것이다.

아무리좋은옷이라도,입고다닐시기가있다.

그시기가지나면옷은장롱속에드러눕는다.

그옷가지들을죽을때까지지니고가는경우는없다.

태워버린다든가,죽기전에버리거나남에게줘버린다.

책도우리마음속에자리잡을시기와공간이있을것이다.

시간이지나고우리마음속에자리를잡게되면,

어차피헌옷과마찬가지가아니겠는가.

그래도망설여진다.

나도코엘료처럼할수있을까.

이렇게마음을잡아본다.

어쨌든많이읽자.

그리고이제부터라도책을모으지는말자.

기왕의것들은좀더두고보자.

사는게밍밍하고허망스럽다고느껴지는날,

책이나를이제좀보내달라고하는날이있을것이다.

그때결단을내리자.

과감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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