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학을전공한사람들이보고들으면무식하다고한소리들을얘기다.
에밀리디킨슨(EmilyDickinson)에관심을가진것은순전히한편의영화때문이다.
‘소피의선택(Sophie’sChoice).’
아우슈비츠에서살아남아,미국땅에버려진소피가영어로접한문학적인글이바로에밀리디킨슨의詩들이다.
쓰러질듯허약한心身으로소피가맨해튼공립도서관에서빌려본책도바로디킨슨의詩集이다.
영화의마지막장면.
디킨슨의그시집이나온다.
햇살가득한침상위.
고운옷을입고네이단(Nathan)과영원한동반을함께한그녀의옆에그시집이놓여있다.
97년인가.
디킨슨의시집을한권아마존(amazon.com)에서구했다.
그런데,참희안했다.
디킨슨의시들이잔뜩있는데,제목이없는詩들이다.
그저숫자만적혀있다.
그래서생각했다.
이는필연코에밀리디킨슨의기이하고도비극적인生과관련이있을것이라고.
디킨슨은죽을때까지혼자살았다.그리오래살지도못했다.
평생소복차림으로한번도집문지방을넘지않았다고한다.
그녀가죽은후발견된수천편의詩.
그러나그녀생전에발표되고알려진시는단7편이라고한다.
해서시들의제목이없었을것이다.
그녀死後,시집이발간되면서편의상번호를붙여놓지않았을까.
이런얄팍한지식에신뢰감을보태기위해,
영문학을전공한사람들에게물어보기도했으나만족한답을얻지못했다.
그러니어쩔것인가.
나는에밀리디킨슨과관련된얘기가나오면이런투의얄팍함을과시(?)하곤했다.
그런데,언젠가어디서보니디킨슨의시에제목이있는게아닌가.
서강대장영희교수가번역한디킨슨의시에도제목이분명있었다.
이제껏강한신념을바탕으로한나의추측이바야흐로허물어진것이다.
그러나아직도시원한답은얻지못하고있다.
디킨슨의시에달려있는제목들이디킨슨이붙인것인지,
아니면그녀가죽은후에붙여진것인지.
Makethisbedwithawe;
Initwaittilljudgmentbreak
Excellentandfair.
Beitspillowround;
Letnosunrise’yellownoise
Interruptthisground.
‘소피의선택’마지막부분에서인용되는디킨슨의詩다.
무척좋아하는시인데,이시의제목도당연히없는것으로알았다.
그런데,이시에’AmpleMakeThisBed’라는詩題가달려있다.
시첫구절에서따온것이다..
찬란한빛이비취게하라
심판의새벽이올때까지
이빛나는아침
이불깃똑바로접고
베개도두둑히하여
아침햇살외그어떤것도
감히훼방치못하게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