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마누라

마누라가가끔혼자씩중얼거린다.

오늘아침에도냉장고앞에서서뭐라뭐라한다.

무신소리고?

아입니더.

아입니더는무슨아입니더고?

물이떨어졌는데,좀끓일까해서…

끓이면됐지,뭐라고혼자서중얼대고있노.

외출을한다.

무슨바구니같은것을현관쪽에내다놓는다.

그러고는또중얼댄다.

또무신소리고?

아입니더.

아입니더는,무슨아입니더고?

옴마한테갖다줘야하는데,들고가기도그렇고…

점심무렵,

물길러나가면서냉장고를열어보니물이아직남아있다.

양은얼마되지않았지만,분명물은있다.

그런데,마누라는물이없다고중얼거렸다.

물병속의물을보고서도중얼거렸던가.

마누라도이젠늙긴늙은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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