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인심

구기동쪽에잘가는맛집이한곳있다.

‘삼xx’이라고,서울서유일하게갈치보쌈김치맛을볼수있는곳이다.

경상도남해바다마산에서자란우리들은그김치맛을안다.

김장담글때갈치넣은김치를많이먹고자란탓이다.

갈치보쌈김치는어릴적그김치와는좀다르지만,맛은흡사하다.

무엇보다발효된갈치맛때문일것이다.

마산사람들이라해서그것을다잘먹는것은아니다.

마산이라도주로선창가에살았던사람들이잘먹는다.

처음엔꺼리는마산친구들도몇있었다.

지금은누구보다도갈치빼먹으려고눈에불을켜지만.

지난주말이틀,북한산을갔다.

두날모두하산후그집엘갔다.

토요일날엔갈치보쌈김치를먹지않았다.

다들먹어본친구들이었고,

그날은그냥밥만먹자하고김치찌게에고기만조금구워먹었다.

이틑날간친구들은그집에서그것을먹어본적이없다.

그집의또다른별미인흑돼지와갈치보쌈김치를시켰다.

친구들은좀의아해한다.갈치보쌈김치라니…

나오자마자먹어본다.

어,이거옛날어무이가해주던그맛인데.

거짓말좀보태’환장’을한다.

그날따라갈치도잘발효됐다.

젓가락과술잔들이난무하면서,

갈치가적게들었다는불만이나온다.

내가봐도전에비해갈치량이적은것같다.

하나더시키기엔좀그렇고해서,

농담삼아큰소리로외쳤다.

우째,갈치가좀적은디…

낯이익은예쁜아줌마가저편부엌쪽에서나를보고웃고있다.

그런데,이게웬일인가.

그아줌마가오더니뭔가를한접시에가득담아내놓는다.

앗,그것은갈치.

갈치만쏙쏙골라한보시기내온것이다.

한2년이상그집을다녔어도그런일은없었다.

이래도됩니꺼?

아줌마는수줍게웃기만한다.인심좋게생긴사장도저쪽에서웃고있다.

맛을알아주면맛인심도함께온다.

그웃음은그런의미가아닌지모르겠다.

그집엘갈때마다잘먹는다.음식들이맛있다.

그날은더잘먹었다.

갈치좀더얻어먹었다고하는얘기는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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