因 緣
옛경주에관한책을보고있다.
최용주라는분이쓴책이다.
언제,어디선가한번들었던이름이다.
그러려니했다.
서문을서동훈이라는분이썼다.
이분은내가좀안다.
얼마간신문사에함께있었다.
두분이서로아는분이려니했다.
뭔가자꾸나를당기고있었다.
오늘,그당김의매듭을풀었다.
아,그런인연이었구나하는.
20년이다돼간다.
어느가을날,신문사사람몇몇과경주로갔다.
서동훈당시논설위원이우리들을이끌었다.
그분의고향이그쪽이고,나도그쪽이다.
남산도오르고,尹경렬선생도뵙고…
흡족하고풍만한경주여행이었다.
서위원이어느분을모시고나왔다.
경주토박이면서아주친한친구라며소개했다.
옛경주를그렇게실감나고신나게얘기하는분을보지못했다.
취기가오르면서어느덧나는신라사람과함께있었다.
자기집으로이끌었다.안방에’보물’이있었다.
아주오래전에찍었다는흑백사진의감은사지탑.
그사진안에옛신라의모든것이담겨져있었다.
술에절여진눈에담겨졌던그사진을나는지금도잊지못한다.
똘망똘망한소년이인사를했다.아들이라고했다.
아들은내가가지고있던망원경에넋이팔려있었다.
너,가져라.
조금전,서동훈그분을수소문끝에찾아냈다.
그쪽어느신문사에논설실장으로계셨다.
책을읽고있다.경주에관한책이다.
서위원님이서문을썼다.지은이는최용주다.
예전그때,그최용주지요?
그분이맞았다.
그신라사람최용주가바로그분이었다.
최용주그분은지금이세상사람이아니다.
1997년에세상을뜨셨다.
우째그리일즉돌아가셨는지요?
술마이묵다가,
뇌혈관이잘못돼서.니도마이묵지마라.
날잡아한번경주로내려갈것이다.
최용주그분의넋이라도한번뵈어야겠다.
대학생이됐다는아들도한번보고.
尹경렬선생묘소도한번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