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먹고살수는없다.

뭐라도먹어야산다.

그것도제때에먹어야한다.

그래서끼니가있는것이다.

그런데나이먹어가면서끼니때우기가그리쉽지않다.

입맛도그렇고,

딱히하는일도없으면서세끼채우는것도그렇다.

그저적당히때우는게상책이다.경제사정도그렇고.

나는혼자서가끔김밥을해먹는다.

김밥이라고하지만,

우리가통상적으로생각하는그것과는좀다르다.

단촐하게말아먹는것이다.

밥안에넣는내용물은보이는대로다.

김치가있으면김치를넣고,멸치가있으면그것을넣는다.

어쩌다어묵이냉장고안에보이면,

그것을간장에졸여서넣기도하는데그정도면’上品’이다.

요즘에많이넣어먹는게있다.

시어빠져꼬부라진김치다.

마누라가산본여동생집에서얻어갖고온것인데,

여동생이버리는것을얻어올때에도나를들먹였다고한다.

오빠,그런것대개좋아하는데요…

그시어빠진김치를나는이렇게해먹는다.

물에좀담그둔다.

그러면숨이죽고,양념기도대충없어진다.

매콤한신맛만남는다.

그걸로김밥을말아먹고,

또그걸로김치국밥을잘끓여먹는다.

우선김치국밥.

멸치국물에밥과그것을넣고푹끓인다.

밥이삶아지면’밥물’이우러난다.

그때쯤,양파와파프리카등을넣는다.

된장과조선간장,마늘로대충간을본후’혼다시’를넣으면끝이다.

물론이김치국밥은나만먹는다.

마누라와얘들은질색을한다.

이김치를김밥에넣어같이만다.

김치와함께매콤달달하게무친멸치,

그리고된장에박아놓은마늘을넣는다.

그렇게해서한두어개말아먹으면그게나의한끼니가된다.

어떨땐예비로몇개말아놓고출출할때먹기도한다.

다른반찬이나국같은것도필요없다.

냉수한그릇만있으면된다.

김밥도토막을내지않고손에들고통째로베먹는다.

가끔소주를마실땐이게안주가되기도한다.

어떻게생각들하실지모르겠는데,

나는참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