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 배

어제저녁,

술을마시면서또담배를피웠다.

근래들어가끔한대씩피운다.

담배를못끊어서안달인이즈음의세태에

나는역행하고있다는얘기다.

별뜻은없다.

담배를끊은지오래됐고,

60을앞둔나이라이제부터피워설혹탈이생긴다하더라도

뭐별대수일까하는좀철없는(?)익스큐스가있다.

정확하게기억한다.1979년12월17일.

결혼을앞두고아내될사람과다방에서무슨말다툼을벌이고있었다.

그때는신탄진이제일고급담배였다.

사무실에서기사쓸때는청자를피우지만,

그래도외출할때에는와이셔스윗주머니에신탄진을꼽고다녔다.

한참을마누라될사람과옥신각신하면서죽어나는건담배였다.

재털이를보니담배꽁초가수북하다.

한갑을다태우고새담배를딸려고할때쯤이었을것이다.

마누라될사람이말을멈추고재털이를응시한다.

그러더니뜬금없는제의를한다.

말잘들을테니담배좀끊을수없냐는것이다.

그제의에홀딱(?)넘어갔다.

그날,마지막이라면서담배한대를맛있게피운후,

담배를접었다.그리고는입에대지않았다.

그게금연,말하자면담배를끊었다는얘기인데,

그러나그동안나는주변에게담배를끊었다고말하지않았다.

담배를끊어오고있다라는현재분사형으로말했다.

그런세월이자그만치30년이다.

올해들어언젠가친구들과술을마시는데,

친구가피우는담배가그렇게맛있게보인다.

에라,나도한대피워보자.그렇게해서새삼시작한담배다.

그렇다고매일피우는건아니다.

어쩌다술자리에서가끔한대씩피우는것이다.

마누라가이사실을알면또한소리할것이다.

30년전의약속은깨졌다.이제부터다시잔소리할것이다.

그렇게기세등등하게나오면나는어찌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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