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 봉선 선생님, 그리고 ‘그리움’

전화너머의목소리는아직도정정하시다.

고봉선선생님.

중학교때음악선생님이었다.

12월고향행사때초대하겠다는전갈을전하고자한전화.

암,가야지.당연히가야하고말고.

시원하시다.당부가계셨다.

가곡몇곡쓰놓은게있으니,그걸그날발표하겠다는것.

선생님의본명은고진숙이다.

우리들이중학생시절이었느니까,

젊은나이에마산에서교편을잡으셨다.

조두남선생님의곡에글을붙이신게’그리움’이다.

이가곡은중학교때선생님으로부터직접배웠다.

재작년,중학교졸업40주년에선생님으로모셨다.

서울서같이마산으로가면서많은얘기들을나누웠다.

그저께선생님과다시대하니그때생각,

그리고’그리움’이아늑하게다가온다.

"선생님,중학교1학년때가르쳐주신’그리움’이노래덕분으로우리들감수성의싹이텄습니다."

"어,아닌데,그노래가그때나오지않았을텐데…"

선생님은까마득한40여년전의기억을떠올리려는표정이었다.

"아임니더.우리1학년때배웠는데요."

"그게몇년도지?"

"1964년입니더."

"어,그래그노래가나온것이1963년이었으니까,그거말되는데…"

‘그리움’은고봉선선생님이詩를쓰고조두남선생이곡을부친가곡이다.

우리중학교1학년때음악선생님이고봉선선생님이었다.필명은고진숙이었다.

나는이노래를그때배운것으로아는데,그부분에서선생님과조금헷갈리고있었던것이다.

그런데,우리중학교동기들은대부분그노래를안다.그때배웠기때문이아닐까.

졸업40년,마산가는버스안에서윤철원군(마중-경기고)이마이크로결국그노래를불렀다.

우리들은선생님에게그노래한번들려달라고청했더니,노래보다는그노랫말에얽힌얘기만들려줬다.

부산피난시절3년연상의한영희라는여자를생각하면서지은詩라는것이다.

서울서대학2학년을다니다가전쟁통에부산피난와서고된노역을하다가,

폐병으로세상을떴는데,그게그리슬퍼더라는것이다.

선생님은"지금생각해보니그게사랑이었던것같다"고말했다.

선생님은결국그노래를부르지않았다.

대신김추자의’님은먼곳에’를부르셨다.


그리움-고진숙詩-조두남曲



기약없이떠나가신그대를그리며
먼산위에흰구름만말없이바라본다

아~~돌아오라아~~못오시나

오늘도해는서산에걸려노을만붉게타네

귀뚜라미우는밤에언덕에오르면

초생달도구름속에얼굴을가리운다
아~~돌아오라아~~못오시나
이밤도나는그대를찾아어둔길달려가네






바리톤김성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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