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그림자

고향에가면,

항상마음이급하다.

딱히바쁜일도없는데바쁜것처럼부산을떠댄다.

마음을좀누이면서고향의거리를조횽히걸어보고싶어도잘안된다.

18일도그랬다.

고향사람들을안볼수는없다.

선배와는공연장에서만났다.

저녁에이수인선생의’가곡의밤’공연에서다.

공연전후이수인선생내외분도뵙고,어르신들에게인사도드렸다.

그리고선배와신마산통술집이다.

그곳에도여러분들이앉아있다.

말한마디잘못했다가어르신한분으로부터꾸중도얻어먹었다.

후배라는자기소개도없이,

그분선배(나에게는친구의아버지)를거론하면서일어난일이다.

좀황당했지만,어쩔수가없다.서너번사과했다.

늦은밤,선배와둘이서인근의다른통술집에서조용하게앉았다.

이제좀조용하게한잔기울이자했는데,주인이문닫을시간이됐다면서성화다.

그집을나와포장마차로갔다.거기서는또시비가붙었다.

웬중년남자가시비를걸어와말싸음이일었는데좀험악해졌다.

갑자기깍두기머리를한너댓명의건달들이우리를에워싸고협박한다.

꼬랑지내리는수밖에없다.안다치고나온것만도다행이라생각한다.

고향에서이무슨개망신인가.

다음날도그저그랬다.

나이지긋한선배에게인사하러갔다가,전날만난선배와다시만났다.

낮부터또술이다.

저녁무렵,다른선배가또나오면서’술집순례’는계속이어졌다.

선배셋방에도착한것은거지새벽무렵이다.

좁은방에세명이누워잤다.아침에선배사는것을보니서글프다.

목욕탕,그리고선창가에서의늦은아침식사.

그리고정오무렵서울가는고속버스를후딱집어탔다.

피곤한고향나들이다.답답하고막막하고.

고향은앞으로도그렇게다가올것같아마음이편치않다.

고향의우울한그림자다.

통술집에서한상가득내놓은고향음식들-물메기국,가지매기구이와게장,대구알,멸치젓갈등이다.

이수인선생’가곡의밤’공연이끝나고,이선생이인사말을하고있다.인사말씀후,’고향의노래’를출연자,청중과함께불렀다.

남윤이형도이제많이늙었다.예전문학청년의모습은남아있다.형수님은한해남짓못본사이,건강이안좋아졌다.걱정말라고하셨지만,마음이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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