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에 겨운 일

엊저녁,

행사를끝냈다.

3개월여간준비해온행사다.

끝나고보니회한이남는다.

행사내내뒤에서지켜보면서가슴을졸였다.

까짓것내가책임질일도아닌데왜그리오금이저렸을까.

문화행사라는타이틀을단만큼,

그에치중하려했던당초의기대에서좀벗어났다.

참석하신분들의입장을너무고려한탓이다.

나이들이좀드신고향분들이라,

흥미라는요소를도외시할수없었던결과다.

그러나그러다보니너무그쪽으로간게아니었나하는지적도나온다.

원로시인김남조선생부분은지금생각해도부끄럽다.

흥겨운재즈공연이있은바로다음,

그원로시인을무대로모셨는데

분위기상그게그분을좀당혹스럽게한것이다.

그분도자신의심정을솔직하게드러내셨다.

고령의연세로어수선해진분위기를감당하기어려웠다는말씀이었다.

당신의시한편을낭독한후얼마안있어먼저자리를뜨셨다.

원래나의기획은이런것이었다.

김남조시인을차분한분위기속에서제일먼저나오게하는것이다.

시낭송을포함해,

객석에있는제자들몇분과옛시절의얘기도나누게하려는것이었다.

그런데그게이런저런연유로무산되고,

순서도재즈공연다음에하게되면서헝클어져버린것이다.

반야월선생모시는것도무산됐다.

그일에상당한공을들였는데,

행사이틀전참석치않겠다고한다.

마산시와의관계때문이다.

결국당일반선생의따님을모셨다.

그것도급작스럽게이뤄져그냥어영부영객석에서인사만하게했다.

그녀도아쉬움을나타냈다.노래라도한곡불렀으면했는데하면서.

김병총,박현령,감태준등

고향출신문인들의작품낭송과무대인사도매끄럽지못했다.

대중음악과문학간의분위기자체가상이해연결이매끄럽지못했다.

가곡한곡부르려고두시간이상을기다리게하는실례도나왔다.

사회를방송인강석으로한것은,

그나마자칫썰렁할수도있을번한분위기를돋우는데적잖은도움이됐다.

이호섭씨도대중음악부분에서는역할을충분히해냈다.

그러나이두사람의성공적역할이클래시컬한분위기를저해했다는역설도되는것이다.

행사는어쨌든끝났다.

이런일의기획은역시해야할사람이따로있다는생각이다.

나로서는힘에겨운일임을인정하지않을수밖에없다.

나이를먹으니더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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