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짱한’ 山行
매번그럴수는없다.
한번씩이런날도있어야한다.
북한산을내려와말짱하게집으로가는것.
당초에모두들그렇게생각했을까.
‘모두들’이라해봤자달랑3명이다.
조성동이는오랜만에나왔으니까,
목욕과뒷풀이생각을했을것이다.
김철이는글쎄다.
지난주에송년회도했으니까,
좀소극적이었을수도있다.
나는이래도좋고,저래도좋고였다.
다만한사흘술을쉬었기도하고,
또성동이,철이술실력을감안해
가볍게한잔정도쯤은괜찮을것이라는생각은있었다.
사모바위에서는조성동이가발동을걸려고했다.
영희씨랑24일성당에서사서마시다남은정종을
갖고와서풀었는데,지혼자다마셨다.
구기동목욕탕앞건널목.
김철이가불쑥한말한다.
나는좀일찍들어갈란다.약속이있어서.
성동이얼굴을본다.좀찌그러진다.
성동이,니는우짤래,목욕할래?
성동이는목욕하자고한다.
내가문제다.
결정을내렸다.오늘은고마집에가자.
둘을건너보내는데,성동이발길이좀무겁게보인다.
그래도할수없다.
그래서일찍헤어졌다.
집에오니세시좀넘었다.
한라산백록담을보며’흥분된’문자를보낸이주흥이는산에서내려와
그때쯤제주도의어느횟집에서한잔하고있을시각이다.
‘오늘은일찍들어가라’메시지를보내온이병만이도부산처갓집에서
씨암닭을안주해한잔하고있을지도모를시각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