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th wedding anniv.
그날은몹씨추웠다.
눈도많이내려길이고뭐고깡깡얼어붙은날,
새벽에머리를’빨았다.’
작취머성상태에서차가운물에
머리를담그고나니비로소정신이들었다.
1호선전철을타고부천서광화문까지.
지금은헐어없어진,시청뒷편의’프레스센터’
결혼날이다.
식장에도착해도술이깨질않는다.
어떻게식이진행됐는지모르겠다.
한가지생각은또렷했다.
‘해치우고말자’
10.26때김재규가한말이다.
12.12사태가나고암울했던시절이다.
나라의앞날도,나의앞날도그에연계돼
어떻게될지모를시절이었다.
그러니결혼이고뭐고무덤덤했다.
결혼을그런식으로했다.아니’해치운’것이다.
새벽5시에찬물에’빤’머리가온전할리있겠는가.
머리털이도시죽을줄모르고부풀어올라있다.
그런몰골로기념촬영을했다.
첫날밤,설악산노루목의모산장이생각난다.
냉골방이었다.숙취에얼마나떨었던가.
그리고강릉.
어떻게축의금봉투한묶음이내양복주머니에들어있었다.
그걸로전복을원없이먹었던기억.
그게30년전이다.
어제,소고기국을손수끓였다.
대파와무,양파를성성썰어넣고,
콩나물과마늘을듬뿍넣고얼큰하게끓인소고기국.
마누라가,엊저녁도오늘아침에도맛있다고한다.
그때나지금이나추운겨울날이다.
뜨끈하고얼큰한소고기국이제격인날이다.
UnSospiro-FranzLiszt(ariel님의음악입니다.항상감사하게듣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