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니이런날도있다.
죽겠다,죽겠다해도인생은그래서즐거운것이다.
건너편상에앉아있는어떤사람이자꾸나를쳐다본다.
친구아버지돌아가신문상자리에서다.
낯이많이익었다.어디서본듯하다.누굴까.
궁금해하던차에,옆에있던철원이가한마디한다.
니,자-알제?구성진이다.
아,그구성진.국민학교때한반이었다.친하게지낸사이다.
6학년3반.공부잘하던까무잡잡하던그친구다.
중학교진학을앞두고둘이서근심하던때가있었다.
마산중학을안가겠다는것이다.말도안되는소리다.
여러가지사정이있었던것은잘안다.그래도1등짜린데.
결국성진이는다른학교로갔다.
그리고헤어졌다.1964년이니까,46년전일이다.
그쪽상으로갔다.
대면하니까,성진이가먼저알아본다.
니,니제?
맞다.니성진이제?
46년이란긴세월이단박에주저앉고있었다.
가까이서보니옛모습그대로다.
나도그대로란다.
이야기가술술나온다.
옛시절그무렵부터,헤어진후의이야기들까지.
성진이는공부를잘했다.아무리해도성진이를따라잡을수없었다.
똑똑하고영특했다.그리고조숙했다.
유명한스캔달이있었다.
‘해당화당구장’이라고,남성동파출소옆에있던당구장,
그당구장집딸이있었다.염머시기라고.
가무잡잡,호리호리하면서참예뻤다.
엄마들끼리친구라서저거집에도몇번갔지만,
나는쑥맥이라말도한마디못걸었다.그저멀치기서바라다만볼뿐.
성진이와그염머시기가’연애’를한것이다.소문이날정도로.
한여름언젠가,가포해수욕장에서둘이함께있는게목격되기도했다.
성진이가다른학교로가면서둘이어떻게됐는지,그게참궁금했다.
단도직입적으로그스캔달을물었더니,
잠시멈칫거리더니씩웃는다.아니,니가어떻게그걸아는가하는웃음이다.
그염머시기,지금시드니에있다.
어떻게그스캔달소문이이어져오면서그런것까지알게됐다.
다,지나간일이고…
괜한걸물었다싶었다.그러나그게제일궁금했던것은사실이다.
그얘기는그만하자.
성진이하고같이앉아있는사람들도다들안면이있다.
모두국민학교동창들이다.
자연스럽게’그얘기’가나온다.
우리국민학교동기모임은와없을까.
여러얘기들이나오는데,끼리끼리는만난다고한다.
한참얘기중에내가앉아있던상의친구들과합석이이뤄졌다.
헤아려보니우리국민학교동기가모두9명이다.
동찬이가그학교를나왔으니,그렇게많이모인것이다.
매달두번째화요일인가에4명이만난다고한다.
성진이가당부를한다.그때다시꼭좀보자고.
상가를나오면서뿔뿔이헤어졌다.
영무,철원이와따로나왔다.그냥갈수있나.
세명이또공교롭게도성호국민학교동기생들이다.
소주각1병씩공평하게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