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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어쩌다꼬이면낙담부터한다.

그게버릇이되면매사를그런식으로대한다.

그럴일이아니다.

낙담이포기로이어지게하지말고,

다시한번주의를환기시켜보면뭔가길이보인다.

起死回生되는경우도있다.

춥고눈내리는밤.시계는자정도훨씬넘었다.

당산동에서일산가는버스를타기위해택시에서내렸다.

버스를기다리는데,손이시리고허전하다.

아참,장갑을호주머니에넣었지.

장갑을꺼내끼려는데,어라,한쪽이없다.

어디로갔을까.밀려드는낭패감.그리고이어지는낙담.

아,택시에두고내렸구나.잃어버린게틀림없다.

꽤고급가죽장갑이다.모선배가선물로준것이다.

떡사먹은걸로치자.재수도없고.

버스가저기서오고있다.

버스를타려고다가서는데,

택시내린곳,눈길에뭔가꺼먼게눈에띈다.

버스를타려다말고설마하고가까이서보니장갑한쪽이다.

택시에서내리면서떨어뜨린것이다.

횡재한기분이었다.

아침부터마누라가부엌에서투덜거린다.

웬일인가했더니,

분쇄기(hand-blender)그릇의스크류어댑터부품이없어져헐렁거린다.

그게있어야그릇에스크류가고정되는것으로보인다.

아마도고무박킹같은것이려니.그런데,그게어디로사라졌는가.

마누라왈,

아마도사용후설겆이통에놓고는그냥싱크대물받이로떠내려보낸것같다.

물받이를뒤지는등한동안찾아도보이질않는다.

1995년독일출장때’쌍둥이칼’세트와함께사온것인데,그동안참잘썼다.

15년을썼는데도아직멀쩡했다.그래서아깝고안스럽다.

그러나어쩔것인가.

박킹은물과함께사라져버리고나머지는쓸모가없어보이는데.

아침부터재수없다.떡사먹은걸로치자.

혹여나한국에서비스센터가있나하고인터넷을뒤지다가

정확한명칭을알고싶어다시그릇을유심히살펴봤다.

헐렁해진스크류어댑터를그릇바깥아래에서뺐다끼웠다하다가

그릇안쪽에서한번밀어넣어봤더니,

어라,클릭소리와함께꽉끼어져고정된다.

그릇바깥에서꽂는게아니고안에서밀어고정시켜야하는것이었다.

그리고다시사용해봤더니쌩쌩잘돌아간다.

낙담으로끝냈으면그냥버릴뻔한분쇄기가다시살아나돌아온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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