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가 일어났다

이제좀살만하다고,이렇게촐쌱거리는게

방정떠는짓이아닌지모르겠다.

그래도할수없다.

몸져누웠던마누라가훌훌털고일어났는데,

어찌젊잖은채만하고있을것인가.

문따는소리가나면서후다닥하고마누라가들이닥쳤다.

신발도벗는둥마는둥하고화장실로뛰어든다.

이어변기에토하는소리.

이무슨날벼락같은일인가.

한참을그러고나온마누라는하얗게질린얼굴이다.

왜그러냐고물어도말이없다.

방에들어가더니그냥누워버린다.

정색을하고다시물었더니대꾸도않고그냥끙끙앓는소리뿐이다.

짐작가는일이있었다.

아침에일나가면서속이아프다고했다.

가게에아는사람이무슨영양보조제라면서칼슘약을먹고난후다.

그러려니했다.

걱정이돼점심무렵에전화를했더니괜찮다고한다.

이른바’명현반응’이라는게약을판사람의설명이라는것.

그런데,저녁에느닷없이드러누운것이다.

다시다그쳐물었더니,

병원에서위내시경검사를받아보라기에내일받기로했다면서

아무래도심상찮다는표정이다.

칼슘약얘기를했다.그약때문일것이다.왜그약을먹었는가.

마누라는약때문만은아닐것이라며신경질을부린다.

그렇게해서아내는드러누웠다.

다음날도일어나지못했다.가게에도못나가가고.

가만생각해보니부아가났다.

그놈의칼슘약,그약을버려없애버리겠다는생각에

그것을찾으려니벌써반납했다는마누라얘기다.

그날,마누라는아무것도먹지못하고기동도못했다.

병원에라도가야하는데,도시움직일수도없는것이다.

엄마가드러누우니얘들도조용해졌다.자초지종설명해줄수도없고.

저녁무렵에미음을좀먹이려는데,또吐氣가있어포기했다.

다음날아침,상태를보니좀괜찮은표정이다.

심부름을시킨다.죽을좀사오라는것.

단호박죽인가뭔가하는걸사왔더니반쯤먹는데,

지쳐하는기색이역력하다.

계속먹어라고윽박지르듯이했다.먹어야힘을쓸수있지않겠는가.

오후가되면서일어나걸어다닌다.吐氣도많이완화된것처럼보였다.

아내는그다음날일어났다.

얼굴에부기는있었지만그런대로괜찮아보였다.

남은죽을먹는다.그리고또끓여놓았던미음도먹는다.

산을가려나서는데,마음이놓이질않는다.

괜찮다고했다.가게에도나가봐야한다는것.

저녁에고주망태가돼집에오니아내는잠들어있었다.

오늘아침,아내는아무런일도없는듯가게를나갔다.

위내시경검사를했는지,안했는지아직연락이없다.

마누라는도대체어떻게된일이었을까.

분명그칼슘약때문일것이다.

김치몇번얻어먹은탓에거절할수가없어덥썩싼약이

그런부작용을일으킬줄누가알았겠는가.

그러나누구탓할일도아니다.

서로가좋은생각으로이뤄진사단이니누굴탓하겠는가.

어쨌든마누라가털고일어서니한짐벗은기분이다.

마누라가아프면안된다.차라리내가아픈게백번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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