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박사’ 전 영우 교수

북한산산행을국민대학쪽에서도자주오른다.

그쪽산길이호젓하고좋다.자주가는이유가또하나있다.

고등학교동문이있기때문이기도하다.

국민대학교산림자원학과전영우교수.타칭’소나무박사’로알려진양반이다.

어쩌다한번씩친구들과투박한산꾼차림으로연구실에들린다.

불시에들이닥친,불청객일수밖에없는우리들을전교수는아주반갑고따뜻하게대해준다.

넓고아름다운캠퍼스,거기서도한적한곳에자리잡은연구실은

아카데믹한분위기와더불어싱싱한자연이숨쉬는보금자리같다.

산림과식물,그중에서도소나무에관한한최고의전문가로꼽히고있으니그럴것이다.

연구실에는유독소나무와관련된자료들,

이를테면각종소나무표본과전문서적이즐비하다.

소나무옹이라는것도그곳에서처음봤다.소나무를그린그림도많다.

앨턴존이구입했다해서전세계적으로잘알려진,

소나무사진만찍는배병우교수의소나무사진도있다.

한번씩들리면대접잘받는다.

귀한녹차와함께청도에서재배된포도로만들어진와인도꺼내놓는다.

언젠가어느호사가친구가

"우리도술만먹지말고,사계의전문가로있는동문들의좋은이바구도좀들어보자"고,

말한바있는데,그대상에우리전교수도물론포함되고있다.

그얘기를전했더니흔쾌하게그리하겠다고했다.

어느날씨좋은날,국민대학뒤북한산푸른숲속에돗자리깔고들앉아듣는,

전교수의재미있는소나무이야기를기대해본다.

아래글은예전에전교수가쓴칼럼중의하나입니다.

[환경칼럼]지금,우리의숲이위험하다

전영우국민대교수·산림자원학 전영우국민대교수·산림자원학
  • 겨울숲은강건했다.간만에내린함박눈까지뒤집어쓴나무들의바다(樹海)는장관이었다.조림왕(造林王)임종국선생이평생에걸쳐만든전남장성의편백과삼나무숲을동료들과거닐면서숲이우리에게던지는의미를되새겨봤다.나무를심은한개인의불굴의의지덕분에궁핍하고황량했던곳은50년만에녹색세상으로변했고,오늘날은숲을누리고자하는많은이들이한번쯤은찾아봐야할명소가되었다.

    우리의숲은임종국선생과같은앞선세대가쏟은각고의노력덕분에복구되었다.일제강점기에수탈되고6·25전쟁으로헐벗은국토를푸르게복구하고자온국민이합심하여나무를심었다.유엔식량농업기구는제3세계의여러나라에한국의산림녹화사례를본받게권하고,미국의월드워치창설자레스터브라운박사는우리의산림녹화를세계의성공작이라평했다.

    산림녹화의혜택은세월에따라조금씩변했다.석유와가스를감당할수없었던가난했던시절에우리숲은난방과조리에필요한임산연료창고였다.산업화의여파로전국토가대기오염과수질오염으로몸살을앓을때,숲은깨끗한공기와맑은물을제공하는거대한자연정화장치였다.오늘날은세계화와극심한생존경쟁으로강퍅해진심성을어루만져주는치유의공간이되고있다.지난한해자연휴양림을찾은사람이500만명을넘어섰고,국민의40%가매월1회이상산을찾는다는보고는오늘날숲이우리에게어떤존재인지잘설명하고있다.

    숲을찾는사람들이이처럼늘어나고있지만,안타깝게도우리숲이당면한위기상황을정확하게알고있는이는많지않다.치사율100%라는소나무재선충병은병을옮기는매개충을솔수염하늘소에서북방수염하늘소로바꾸어재선충병에감염되지않는다고믿었던잣나무까지고사시키고있다.남부지방에만확산되던재선충병은이제경기도광주와강원도춘천까지번져서나라전역의소나무류와잣나무를위협하고있다.

    전염병을거의앓지않던참나무도치사율20%나되는시들음병의전국적확산으로산림당국을긴장시키고있다.소나무와참나무에대한병충해의확산을우려해야하는이유는우리숲의25%씩을각각구성하고있는대표수종이기때문이다.

    가난하고곤궁했던시절에앞선세대가나무를심은덕분에오늘의우리는숲을즐기고누리면서살고있다.상처받은영혼을달래고,심리적안정과정서적평안을숲에서되찾고있다.이런숲이조금만방심하면우리곁에서사라질지도모른다.지구온난화로인한기후변화와생태계의교란은지금껏경험해보지못한새로운병충해의발생가능성을한층높이고있다.숲을누리는우리들이병충해의발생과방제,고사목의불법이동에관심을가져야하는이유도여기에있다.

    앞선세대가우리에게누리고즐길수있는오늘의숲을물려주었으면우리도내일의세대에게지금보다더나은숲을물려줄책무가있다.1인당국민소득수백달러일때만든숲을일인당2만달러라는이시점에잃는다면후세의사람들은과연무어라할까.우리모두숲을누리는만큼숲의안위에도관심을가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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