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에 사는 즐거움

경기도고양의능곡에살고있습니다.

그러나보통일산에산다고합니다.

능곡과일산은행정구역상엄연히다릅니다.

그런데능곡이라그러면어디?하며갸우뚱하는반응이옵니다.

잘모른다는것이고설명이좀필요하지요.

일산부근이라그러면아하!하며수긍들하지요.

그래서차라리서로들편하게일산산다고합니다.

그렇다고일산에안살았던것은아니지요.

1995년부터5년간일산후곡마을에서살았었지요.

그때의일산이참좋았습니다.

신도시로조성되면서도시의깔끔함과시골이공존하는그런곳이었지요.

후곡마을에서는철길하나만건너면일산驛이있는舊일산입니다.

시골옛마을의정경이그대로묻어나는곳이었지요.

특히5일장서는날이면어디먼시골의장터에와있는기분이었습니다.

1,500원하는이발도해보고,

뻥튀기도사먹고하면하루가후딱지나가고했습니다.

지금은좀복잡해졌습니다만,그당시일산시가지는참넓고깨끗했습니다.

사통팔달같은도로는한산할정도여서걷기에도좋았습니다.

자연과인공이잘조화된공간에맑은공기하며,참좋은환경이었지요.

‘호수공원’을빼놓을수없겠지요.

공원이개방되고처음가본날이아직도기억에생생합니다.

이른아침무렵,조그만다리를건너고있는데

청거북몇마리가줄을지어길을건너더군요.

아이들이신기해서가까이서지켜봐도청거북들은아랑곳하지않고

유유히길을건너가고있었습니다.

자연,그리고자연의생태계가살아움직이는공간이라는생각이들었습니다.

호주의캔버라가생각났습니다.

그곳에일산’호수공원’보다훨씬큰자연호수가있습디다.

하얏트호텔앞이지요.이른아침에호수둘렛길을산책하는데별별동물들이나다니더군요.

어쩌다캥거루가족들도길을건너다니고호숫가라거북이도기어다니고…

인간과동물이공존하는별천지같다는생각이들정도로그환경에흠뻑빠져본적이있습니다.

비록조그만청거북이지만일산’호수공원’에서그것들이줄지어지나다니는걸보면서

캔버라에서의감동이되살아났습니다.

능곡으로는2000년1월에왔습니다.

그러나일산을잊을수가없지요.

일요일같은날은일산에서살았지요.

이른아침부터자전거를타고’호수공원’으로갑니다.

자전거를매놓고걷기시작합니다.두어바퀴돌고나면땀이조금납니다.

갈대가아름다운전통정원앞벤치에앉아우두커니호수를바라봅니다.

시장기가들면공원곁’까르푸’나롯데백화점으로갑니다.

통닭이나순대등을삽니다.소주도한병겻들입니다.

다시공원으로와서요기를합니다.그러고는또걷고,또멍청하게앉아있고…

오늘도아침일찍’호수공원’으로갔습니다.

이어폰달린트랜지스터라디오하나만달랑들고서입니다.

자전거는추워서못타고버스를타고갔습니다.

호수공원가는길이예전에비해좀복잡해지긴했습니다.

차량도사람도늘어나니아무래도예전처럼가벼운이동이될수없겠지요.

오늘도두바퀴입니다.메타세콰이어나뭇길을일부러좀추가했습니다.

전통정원앞벤치에우두커니앉았습니다.

라디오에서는장머시기라는시인이나와릴케가어떻고랭보가어떻고합니다.

귀와눈이따로노는것같아도그렇지않습니다.

귀로들으며호수의정경을보고눈으로보며릴케의시를듣습니다.

오늘은갈대가참아릅답습니다.

앙상할줄알았던겨울갈대가역광으로보니아주몽실몽실하게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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