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어머니들

이즈음우리나이쯤의어머니들은할말이많을것입니다.

자꾸당신들을세상과동떨어지게하려는속절없는세월이무상하기도하고,

그걸감싸앉아주기는커녕뒷방할마씨정도로여기는자식들이마냥서운하기도해서그럴것입니다.

늙은어미의말과관심에귀를기울이고보살펴주는’소통’이절실한데도자식들은그걸외면합니다.

어느선배의어머님은가출까지단행했다고합니다.

그늙은어머님은먼남쪽의한작은암자에계셨다고합니다.

우여곡절끝에행방을알고모시러간선배에게그어머님은한사코안가겠다고했답니다.

그러면서그어머님은끝없는말을이어놓았습니다.

2-30년전의일부터얼마전까지당하고겪었던서운함의말을줄줄이털어놓았다고합니다.

그것들이시시콜콜한것일수도있을것입니다.선배는두번놀랐다고합니다.

몇십년전의세세한것까지를들먹이는어머님의기억력에놀랐고,

시시콜콜하고아무렇지도않게생각했던일들에어머니가그렇게분노하고있었던것에놀랐습니다.

선배가무조건잘못했다고빈후에야그어머님은선배를따라나섰다고합니다.

아침에만난그선배는그날새벽에어머님을모시고서울집으로올라왔다고했습니다.

그선배는망연자실한표정이었습니다.

"봐라,우짜면좋겄노,우짜면좋겄노"라며나에게물었지만,나라고무슨별방법이있을리가있겠습니까.

내어머니도요즘부쩍그런것같습니다.

대구동생딸혼사로형제들모두만난자리에서한바탕그런일이있었습니다.

아무런일도아닌것같은사안에서비롯된일이라참당혹스러웠습니다.

자식다섯명에조카들까지나섰지만어머님의’분노’를어찌해보기에는역부족이었습니다.

어머니는그럽니다.자슥들,다필요없다.정말필요없다.

듣기에참부아가치미는말씀이지요.어떤대꾸도할수없는말씀이지요.

제어머니는어머니친정쪽을통털어이제혼자남겨졌습니다.

큰이모님이세상을뜨신후이제어머니의형제분들은하나도이세상에없습니다.

이모부님까지재작년에돌아가신후어머니는갑자기더늙어진모습입니다.

가깝게지내시던친구분들도대부분돌아갔습니다.

평생친구로지내던어느어머님한분이근자에병환중에있는데,

그소식을덤덤하게말씀하시지만안타까움과쓸쓸함이배여있습니다.

반문해봅니다.

내가어머니같은처지와입장이라면어떻게될까.

가정이라지만,어느시기엔직면하게될현실적인사안이지요.

그런반문을자꾸해보면어느덧나도모르게어머니의본래모습이보입니다.

젊었을적어머니의예쁜모습도떠오르고,

나를위해온갖것도마다하지않던그어머니로다가옵니다.

아버지안계신어머니의외로운모습입니다.

그렇게다가올때내가다가가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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