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로 네루다, 그리고 ‘일 포스티노’
BY koyang4283 ON 1. 28, 2010
이론을씹기를거부함*(IRefusetoChewTherories)
파블로네루다
내편집자이자친구인<에니오실베이라>는브라질의세명의시인들이번역해준내시집에몇마디의소개의말을넣을것을요청했습니다.
지금나는긴식탁에서건배를올려야하는사람처럼,무엇을말할지어디서부터시작해야할지를모르겠습니다.나는쉰세살이지만,시가무엇인지,내가모르는것이무엇인지를어떻게정의할지도모릅니다.이어둡지만매혹적인주제에대해지금까지누구에게도조언할수가없었습니다.
아이였을때나성인이되었을때나,도서관이나작가들보다는강과새들에게더관심을보였습니다.
시인의영원한의무가인민,가난한이들,그리고착취당하는이들을보호하는것이라고생각했습니다.
그것이중요한가?글을쓰는사람,시를쓸사람들이공통적으로가지고있는집념이라고생각합니다.확실히이모든것과관련되어있는사랑은,그강렬한카드를탁자에내려놓아야합니다.
가끔시에대한논문을읽기시작한적이있었지만,끝까지읽은적이없습니다.지나치게유식한사람들은스스로빛을흐리게하거나,빵을석탄으로바꾸거나,말(言)을나사로변화시키기도합니다.가련한시인을형제들과지상의벗들로부터고립시키기위해서그들은온갖그럴듯한거짓을말합니다.“당신은마술사야“라고.”당신은세상에알려지지않은신이야“라고.어떨때는시인들도이런말을믿고왕국을선사받은듯이런일들을반복하지요.진실은,이아첨꾼들은사람들사이에서노래가전파되는,시인들의왕국이겁나서빼앗으려는것입니다.시를이렇게신비화하고신화로만들기때문에,내가읽지도않고(사실은혐오하는)온갖논문들이범람하는것이지요.음식을씹어서다른사람들이삼킬수있게만드는에스키모의관습을그들은기억해냅니다.글쎄요,나는이론을씹기를거부합니다.그대신,내가대지와사랑에빠진칠레남부의적참나무숲이나,스타킹공장이나,망간광산(그곳사람들은나를잘알지요),혹은튀긴생선을얻을수있는곳이라면어디든지,모든사람들을초대하여함께걷고자합니다.
자연적인사람과인위적인사람들로,또는현실주의자와몽상가로,인간을구별하는것이필요할지는알수없습니다.나에게는,인간인사람과인간이아닌사람으로나누는것으로충분합니다.인간이아닌사람들은시와아무런관계가없습니다,적어도나의시와는.
내가몇마디를말하도록요청받은이긴브라질탁자의끝에서서,내가말은많이했어도정작중요한것은말하지못했음을압니다.서문이나헌정을쓰는것을항상주저하지만이번에거절하지않은이유는,시적이며흙냄새나는강렬한나라브라질에끌렸기때문입니다.
(칠레인들이말하듯)일년13개월동안도시와산과길에내려,태평양군도를적시고고독한파타고니아를지나남극에서얼어붙는차디찬비아래에서나는자랐습니다.
바로그러한이유로,이빛나는나라,미대륙지도에서날개를폈다접었다하는영원한푸른나비와같은나라가나를매혹하였고설레게하였으며,그신비한매력의근원을찾아나서게했습니다.잊을수없는그땅의상냥하고우애넘치는강한사람들을발견했을때,내가슴은완성되었습니다.
이나라와그사람들에게이시들을사랑으로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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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에출간된<스무편의사랑의시와한편의절망의노래>포르투갈어번역본의서문,
문득’일포스티노’라는영화를다시떠올리게하는파블로네루다의글이다.
네루다가조국과고향을등지고이탈리아에서망명생활할때,
어느우편배달부와의만남과인연을그린영화다.
이영화에대해저마다각각의느낌을가질수있겠지만,
이영화를보면서나는이런생각을했다.
詩란누구나쓸수있고,누구든詩人이될수있구나하는것.
꼭무슨특별한재능이라든가교육등배경을가져야만
시인이되고시를쓸수있는게아니라는것.
無學의한시골우편배달부가네루다라는대시인의집에배달을가면서
네루다를만나게되고,네루다와의만남과대화를통해
세상과사물,사람,그리고이념에눈을뜬다.
네루다가무슨특별한관심을갖고우편배달부를대했던것은아니다.
그저일상적인대화그수준의것이었다.
물론이를통해우편배달부는詩語와은유등도배우기는하지만.
이영화는그러나네루다와의만남과대화를통해이우편배달부가영적이나,
지적으로성숙해가는과정에서인간과사물에대한애정이싹터가는것을알수가있다.
그러면서이우편배달부는시인이되어간다.
이영화는실화를바탕으로했는데,
영화말미에이우편배달부는시인이자사회주의운동가로활약타가
좋지않은운명을맞게되는것으로기억된다.
네루다와의만남에서많은것을알게됐는데,
아마도너무이념쪽에경도됐던게아닌가하는생각이다.
네루다자신이사회주의자였으니까그랬을것이다.
네루다의윗글을읽노라면,네루다가의도하지는않았지만,
순박한우편배달부를어떤식으로대하고성숙시켜나갔을까를
유추해볼수있는대목들이눈에띈다.
1995년인가,
칠레를갔다가시간을내어네루다의생가를찾아본적이있다.
산티아고에서태평양바다를옆에끼고발파라이소를지나수시간을달렸는데,
일정때문에기어코그목적을이루지못했다.
너무멀기도했지만,숙소까지오는시간과또와서할일을생각하니갈수가없었다.
대신그인근의한한적한어촌에서잠시머물었다.
파란바다를바라다보면서네루다를한참생각했다.
그것으로아쉬움을대신했던기억이새삼새롭다.
ILPOSTINOOST(originalsoundtr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