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공원 걷기

일산호수공원의둘레길이는어림잡아5킬로미터정도다.

공원표지판은4.9킬로미터로적혀있다.

마라톤동우회에서세워놓은코스별안내도에는4.8킬로미터로돼있다.

정발산역에서내려롯데백화점을옆에끼고오버브리지를걸어

공원으로들어가면호수공원광장이다.

보통여기서부터걷는다.

거기서오른쪽으로해서장승과전통정원이나오는한적한길을좋아한다.

이길을따라가면각종야생화가심겨져있는있는자그마한식물원이나온다.

그곳이어림잡아둘레길의오른쪽귀퉁이가된다.

그렇게해서죽걸어가건너편왼쪽귀퉁이까지보통걸음걸이로20여분걸린다.

왼쪽귀퉁이를돌아원래자리로가질않는다.

그곳에서돌아서다시온길로걷는다.

아무래도그쪽길의풍광이좋고한적하기때문이다.

그렇게반복해두세번을걸으면얼추공원둘렛길을두바퀴정도걷는셈이된다.

그러나오늘은웬일인지반대편으로걷고싶었다.

그쪽으로가본지가꽤오래됐기때문이다.

예전에달리기할적엔그쪽길을시발점으로했었다.

오른편으로호수를바짝끼고뛰는기분이참좋았다.

오늘은그쪽길을걸어왼쪽귀퉁이를돌아오른쪽귀퉁이까지가

다시온길을반복해걷는방법을택했다.평소에하던것과는반대되는걷기다.

이른아침이라호수공원엔안개가좀끼었다.

그러나걷기엔상쾌한날씨다.추위도많이풀렸는데아직호수는깡깡얼어있다.

걸어면서는항상세가지일이다.

귀로는라디오를듣고,눈은풍광을즐기고,머리는생각에잠기게한다.

물론눈과귀에의해생각이형성되는것도있기에호상적인관계이긴하다.

그러나어떤때는영딴판으로제각기움직여지는경우도있다.

예컨대귀로는가요를듣고,눈으로는하늘을멍청히보고,

머리로는먹고살궁리를한다.

말장난같다.그렇게말하자면손과발도제각기자기역할이있는게아니겠는가.

저기앞에서아주머니두분이빠른걸음걸이로다가온다.

걸음걸이와폼이아주도전적이다.나를상대하겠다는듯한태세다.

저러다무슨일이생기지.

아니나다를까,바로내옆에서한아주머니가’쿵’하며미끄러진다.

길바닥은아직도얼음과눈으로덮혀있는곳이많다.

바로옆에서미끄러진아주머니는그래도벌떡일어선다.

눈마주치기가뭐하다.옆아주머니가엉덩이를털어준다.

그리고는아무일도없었다는듯다시내걷는다.엉덩이들실룩거리면서.

돌아가는길에메타세콰이어길을걸었다.

피톤치트가많아삼림욕에좋다는나무라는데,

한겨울아침나절에그게얼마나있겠는가.

한적한길이다.

곱게뻗어죽늘어서있는나무들의실루엣이뿌연대기중에어렴풋이묻어난다.

나무들속에서나무들을바라보고걷는마음은평온하다.

흡사생명들의군무와코러스를보고들으며걷는느낌이다.

불현듯허기가느껴진다.어느덧11시에가까운시간이다.

배고플때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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