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레지스탕스들의 고뇌와 죽음 – ‘새벽의 7인’
주인공이죽는영화는슬프다.

남녀간의사랑을다룬영화는더그렇다.

‘러브스토리’는얼마나많은사람들의심금을울렸는가.

60줄나이에들어서서이런말하기민망하지만,거짓말좀보태엉엉울며본영화가있다.

1970년인가나온홍콩영화‘스잔나’란영화다.

주인공이무슨뇌종양으로죽는줄거리의영화인데,“씨양조-치부…”라며,

지는석양을자기운명에빗대노래부르는장면에선온객석이눈물바다를이뤘다.

주인공이죽는영화는그래서대부분‘비극물’이라고부른다.

전쟁영화에서도주인공들이곧잘죽는다.

‘라이언일병구하기’에서장렬한최후를맞는밀러대위역의톰행크스도그한예다.

슬프고안타깝기는하다.하지만애정영화에서의그것처럼애간장을태우듯하지는않는다.

군인으로서자기역할을다하고맞이하는죽음이다.그래서이영화는‘비극물’이아닌것이다.

그러나전쟁영화이지만마지막장면이애간장을태우는영화가있다.

‘OperationDaybreak’

우리나라에서는‘새벽의7인’이란제목으로상영된영화다.

이영화의압권은마지막장면이다.

모두들죽고마지막,둘만남은주인공들이최후를맞이하는장면이다.

얀(Jan)과조젭(Jozef).

차오르는차가운물속에서누가먼저랄것도없이둘이서껴앉는다.

권총을상대방의머리에겨눈다.그리고탕,탕.영화는그렇게끝난다.

나찌독일에대항해싸운레지스탕스를그린영화는꽤있다.

그러나이처럼마지막장면이극적인영화는없다.

사람들은이장면에서감동하고전율했다.

특히차오르는물속,꼭감싸앉은둘의마지막모습을서서히빙빙돌려가며보여주는카메라기법.

젊은레지스탕스의청춘과생명은원을그리듯그렇게빙빙돌며사그라져가고있었다.

(서로의머리에총을댄후결국자살을택하는얀과조젭)

(얀과조젭등체코레지스탕스들이나찌독일의검거에피신해최후를맞이했던성카를보르메우스교회의지하무덤)

영화를보고나오는사람들이조용했다.

나만그런가해서주변을보니눈가가젖은사람이꽤있었다.

나찌독일과체코레지스탕스간의전쟁영화지만슬픈전쟁영화였다.

영국과체고가합작해만든이영화는1975년에나왔지만,우리나라에서는1979년에상영됐다.

우리에게늦게상영된것은아마도체코란나라가당시에공산국가라서그랬을것이다.

나찌독일에대항하는레지스탕스의투쟁은그야말로바위에계란치기다.

그래서이영화는보면서도내내조마조마하고안타깝다.

특공대원얀으로나오는티보시보톰즈(TimothyBottoms)의캐릭터도그렇다.

내면으로는강렬한의지를가진레지스탕스이지만보기엔티없이순진하고아름다운청년일따름이다.

조젭役의앤서니앤드류(AnthonyAndrew)도마찬가지다.

영화는나찌독일SS대장라인하르트하이드리히(ReinhardHeydrich)를

죽이기위한작전(OperationAnthropoid)에투입된이들체코청년들의활약상을다룬것으로,

실제로있었던사실을바탕으로한것이다.

나찌SS대장저격과그후나찌의보복학살은역사적사실이지만,

이를바탕으로앨런버제스가쓴책에는이내용에다얀과조젭,

그리고결국배신으로치닫는쿠르다등무지막지한전쟁에직면한체코청년들의고뇌와사랑을삽입시켰다.

영화연출을맡은루이스길버트(LewisGilbert)감독도영화를어떻게만들까고민했을것이다.

전쟁과투쟁쪽에초점을뒀었다면작전이성공해하이드리히가저격돼죽는것으로

엔딩마크를찍을수있었을것이다.

그러나길버트감독은젊은체코레지스탕스들의고뇌와사랑,희생을더강조하고싶었던모양이다.

그고민의산물이슬픈전쟁영화‘새벽의7인’이아닌가싶다.

이영화를본게79년10월말쯤이다.명보극장이었을것이다.

보고나오는데그렇게허전하고쓸쓸할수가없다.

10월의마지막무렵,게다가어두운밤이다.

휑한가을바람에낙엽은흩날리는데다영화내용도그렇고.

더무거운게또하나있었다.‘10.26사태’가그바로며칠전이었다.

그래서더허전하고쓸쓸했을것이다.

(얀;Jan으로분했던티모시보톰즈;TimothyBottoms,그리고앨런버제스원작의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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