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 可 抗 力

친구에게’不可抗力’이라고적어보내고는아차,싶었다.

그게정말’불가항력’이었던가.

핑계치고는좀거창한표현이아닌가하는쑥스러움이솟아난것이다.

그러나메시지는날라갔고,친구들은그걸보고피-씩하고웃었을것이다.

너무상투적인핑계의남발로그들은여기고있을것이기때문이다.

 

다음날,새벽에주흘산을간다.

그러니오늘은좀조신하게처신하자.술도좀적게마시고.

그런생각이왜없었겠는가.

그러나북한산을내려와목욕을하고칼칼한목구녕에막걸리한사발이들어가면서,

그’맹세’에자꾸토를달기시작했다.

그래,오늘은1차만하자.막걸리한잔했으니까,소주한병만딱묵고가자.

소주한병을마셨다.기분이알딸딸해지면서그’맹세’가자꾸허물어져간다.

그날따라’장모집’의술국과수육은촉촉하니왜그리도입에당기는지자꾸들어간다.

그것뿐아니라,술묵을꺼리는왜또자꾸생기는가.

갹출을해술값을치루고나니돈이어정쩡하게남았다는것.

2차로간단히맥주한잔더하자.그래서다시’코만도’行.

김거태는그냥집에가지왜또거기로왔는가.

술더묵을구실은도처에서빙빙거리고있었다.

‘코만도’를나와서다시’가봉루’로,’가봉루’에서다시길건너편참치집으로.

 

눈을뜨면서아차,했다.그생각이왜안났겠는가.

시계를보니어느덧아침7시를넘어가고있었다.

6시45분까지오라고했는데.

전화가난리다.친구몇명이릴레이식으로전화를한다.

마누라도어쩔줄몰라하면서난리다.

전화벨은울리고,마누라는타박이고정신은풀풀날고.

포기가정답이었다.이미늦어버린약속시간에다작취미성이니어쩔도리가없다.

전화는받을수가없었다.말할정신도없고할말도없다.

그상태로소파에누워하루를그냥보냈다.

저녁무렵에친구로부터문자메시지.

15킬로의산행,그리고같이갔었으면좋았을것이라는것,

나의’불가항력’운운은친구문자메시지에대한핑계였던것이다.

그런데그게핑계꺼리만은아닌것같다.

댓가가혹독하다.

어제하루종일누웠다가저녁무렵에기동을좀했는데컨디션이엉망이다.

오늘아침출근길에서는버스타는것까지도헷갈려한참을거리에멍하니서있어야했다.

‘불가항력’적인사안이실제로다가오고있는지모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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