馬 山
마산이사라져가고있다.

마산사람들은마산에서든,서울에서든멀쩡하게살아들움직이고있는데,

그들이나고자란터전,마산은사라져가고있다.

마산.창원.진해를합쳐그이름을‘창원’으로했다는소식을들었을때,

‘설마’를떠올렸다.

아무리고향마산을떠난지수십년이흘렀다고하더라도,

그게그런식으로귀착될만큼그쪽사정에어두웠던가하는자책감도든다.

마산사람이라면누구나다그랬을것이다.

통합시를‘창원’으로한배경을모르는바아니다.

멀리조선시대를그근원으로하는역사적배경과그복원에

통합시명칭의의미가담겨져있는것도잘안다.

그러나역사적근원이그렇다고하더라도명칭을3개도시중특정시의것으로정한것은,

화합과단결이라는통합의본래취지에어긋나고있음을지적하지않을수없다.

아무리좋게보더라도결국은경제력및재정자립도등市勢가상대적으로크다고

나머지두개시의명칭을‘골’로보낸것에다름이아니라는생각을지울수없다.

3개시의명칭과뜻을두루엮은좋은이름들이많지않은가.

산해원(山海原)이란이름도좋고,마창진(馬昌鎭),혹은창마진(昌馬鎭)도좋지않은가.

아니면孤雲崔치원선생이자신의號로삼아,그행적을남김으로서비롯된,

3개도시인근의옛지명인문창(文昌)도좋지않은가.

통합시의명칭을정하면서우선점을어디에둘것인지도외시한면이있다.

3개시민들의긍지와자존심을최대한존중해서정해야한다는점이그것이다.

이점에우선유의했었다면,3개도시가운데특정시의그것을

통합시의이름으로삼지는않았을것이라는아쉬움이있는것이다.

현재진행중인경기도의성남,하남,광주시의통합도그지역의근원과

중립적가치를살린한성(漢城)이라는명칭으로정하고있는사례가있지않은가.

통합시의명칭을결국이런식으로정하면서예상되는걱정들이한두가지가아니다.

당장평생살아온터전의이름을잃어버린마산과진해사람들의박탈감,상실감을어찌할것인가.

이것은자칫통합시의향후추진과정에서또다른갈등의불씨를지필것이다.

신생출범의통합시는주민들의동등한의식과단합된마음이무엇보다중요하다.

여기에주민들간에상대적상실감이팽배한다면통합시의전도는어두울수밖에없다

통합시청사소재지를둘러싸고벌써부터‘나눠먹기식’이라는비판이나오는것도,

궁극적으로는통합시명칭을둘러싼논란의연장선에서봐야한다.

명칭이창원시로갔으니,통합시청사는마산과진해시둘중어딘가로간다는것인데,

이것이합리적인실사와평가등을배제한체‘나눠먹기식’으로간다면

그후과또한클것이다.

결국이번3개시통합은주민투표등주민들의의견은배제된채

행정통합이라는반똥가리의어정쩡한형태로마무리될공산이커졌다.

그에따른피해는고스란히이지역주민들에게돌아갈것이며,

가장큰역풍은고향의이름을잃은것이다.

이런식으로고향의이름을잃어가면서하려면왜통합을추진했을까하는

자책의소리들이늦게나마그래서나오는것이다.

마산은그래도한때나라에서여섯,일곱번째를오르내리던큰도시였다.

경상남도도청소재지는실질적으로마산이었던시절이다.

누가뭐라해도그때의마산은경상남도의맏형격인도시였다.

초등학교시절의그무렵,행사때마다불렀던‘마산의노래.’

“보아라,16만단란한가족…”

50여년전인구가16만이었으니,얼마나큰터전이었는가.

이제마산이란이름이사라지면그노래도사라질것이고,

그터전과함께했던우리마산사람들도고향잃은떠돌이신세가될것이다.

마산이사라지면어떻게될까.

당장마산사람들의긍지를더높였던3.15의거는어떻게되는가.

그앞에항상마산이붙었었는데,앞으로는‘창원3.15의거’로불러야하는지.

그리고마산의상징인무학산을부를때도‘창원무학산’이라고불러야하는지.

우리들의고향,마산은지금어디쯤인가에서떨어지지않는

발걸음을미적대고있을것이다.

안불러주고안잡아주면영원히우리들의곁을떠나게될것이다.

어떻게붙들방법이없는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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