初 春 山 行
東風이불어온다.
봄바람이다.
탕춘대능선에올라섰다.
저멀리족두리봉에서봄기운이모락거리며안겨든다.
겨우내쌓여있던눈은녹았다.
산길은보드라운흙길이다.
탕춘대능선에서향로봉으로가는길.
주위의풍광을거느리고부드럽고곱게뻗은길이다.
걸을때마다그부드러움에빠져드는길이다.
포금정사址를지나니물흐르는소리가졸졸댄다.
눈이녹아내리는물소리다.
나무와숲에도봄기운이역력하다.
가지에물이오르면서곧꿏을피울것이다.
산오르는사람들의행색도봄차림이다.
칙칙하고무거웠던겨울장비들은다어디로갔는가.
우리도오늘은봄기운을좀느껴보자.
사모바위로가는능선아래,
포근한개나리군락지쉼터에앉았다.
먹거리도변했다.
겨우내우리의속을데워주던
컵라면이사라져가고있다.
김철이가홀로꺼내놓은컵라면에
아무도신경을쓰지않는다.
김철이도머쓱한표정이고.
커피맛이구수하고좋다.
바야흐로初春의북한산에들어앉아
마시는커피라서그런가.
승가사로해서내려가는길.
아스팔트길대신계곡을택하길잘했다.
계곡엔물소리가가득하다.
시원하고깨끗한물소리.
얼마전내린비로계곡은물천지가됐다.
얼마안있어이계곡을뒤덮을봄꽃이기다려진다.
물소리를리듬삼아걸으니걸음도쾌적하다.
입에서자꾸중얼거려진다.
Derfruehlingistvidel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