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가약을좀구해달라고했다.
무슨약?
니트로글리세린.
그약을왜?
협심증인것같아서.
이무슨소리인가.
협심증진단을받았단말인가.
진단받기전에얘기해야하지않는가.
진단은받지않았다고한다.
증상으로미뤄보아그렇다는것이고,
주변의협심증을앓고있는사람들의경우를참작해서라는것.
니트로글리세린은협심증구급약이다.
증상이오면그걸혀밑에넣고녹여삼키면완화된다.
그러나치료약은아니다.치료약은따로있다.
화가불쿡났다.
그런소리말고병원으로가자.당장.
마누라는담담하고조용하게대꾸한다.
증상으로,그리고주변의얘기로그런데,
왜돈들여가며검사를하느냐는것이다.
돈운운하니더신경질이난다.
내가돈을못벌어줘서그런것같기도하고.
그렇지만,괜히큰일당하기전에단도리를하는게상식이아닌가.
그걸마누라는한사코마다하는것이다.
그런일이또있었다.
아침에갑자기아무렇지도않은양한마디던진다.
갑상선에혹이있다는것이다.
머리가갑자기핑돌았다.
무슨말이고?
의료보험정기검진에서발견됐다는것이다.
그럼빨리조치를해야지.
그러나마누라는대수롭지않다는표정이다.
병원말로는악성이아니니까,
지켜보면서커지면그때조치해도괜찮다는것이다.
병원말을그대로믿을수가없다.
나는당장큰병원에가서정밀검사를하자고했다.
그러나마누라는막무가내다.
그게벌써서너달전이다.
약국하는친구에게니트로글리세린을부탁했다
친구가모임에가지고나왔다.
약을건네면서신신당부를한다.
약은얼마든지줄수있다.
그러나정확한진단을받아라.
만약심혈관계이상이라면,빨리손을써야한다.
옆의다른친구들도나를이상하게쳐다본다.
나는마누라가요즘들어왜그러는지잘모르겠다.
항상그랬던것은아니지만,
그리밝은표정이아니다.
말도줄어든것같고.
능력없는서방에게말해봤자무슨소용이있겠는가.
괜히짐만되겠다.
해서하고자하는말이있는데도말을숨기는것은아닌지.
엊저녁,
술먹은김에하고싶었던얘기를했다.
왜그러느냐.
왜뭔가를놓아버린사람처럼그러느냐.
나는어디에두고있는가.
나를혼자두고가려고그러느냐.
마누라는그래도별말이없다.
오히려내가이상하다는표정이다.
정말별일없느냐?
그러나시원한대답은여전히안한다.
마누라가없으면나는홀로살아갈수가없다.
그런데,마누라는왜자기혼자저러고있는것인가.
마음이마구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