混 沌
한며칠간,너무극명하게대조되는두사안에정신이편치않다.
한쪽은법정스님의죽음이다.
어느정도알기는알았어도정작살아계실적에는
그분의깊은뜻을잘헤아리지못했었는데,
타계하고온언론이앞다퉈다루고있으니아,그런분이었구나하는깨우침이든다.
다른한쪽은김길태다.
이것또한온언론이그의범죄와그로테스크한모습을연일속보형식으로전하고있다.
한쪽은칭송과애도의물결이요,또한쪽은비난과비하의흐름이다.
같은사람인데,어찌이리도상반된운명으로갈라져있는것인가.
사람들은좋은것만취하려한다.
나쁘고추잡한것에는차디차게외면한다.
김길태의훙악스런범죄혐의가나쁘고비난받아마땅한것이지만,
그래도그가불쌍스럽게보여지는이유는무엇일까.
김길태의무표정한얼굴한편에혹여우리들의일그러진모습은없는것인가.
아무리옳고,공자가운데토막같은법정스님의말씀이라도,
마음한켠에서거부감이드는것,그또한무엇때문일까.
자신의죽음과관련해이런저런유언이있었다.
그분의현신처럼,모두다옳고본받을만한말씀들이다.
그러나좀아쉽다.
꼭그런바람을남겨야하는가.
생전에바랬던것처럼,훌훌바람처럼떠나면되는것아닌가.
그런바람까지도버리는게무소유가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