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5월초,우리문학계에작지만의미있는‘사건’이하나있었다.
70나이를넘긴원로문인들이‘동인誌’를출간한것이다.
이제하,이광석,박현령,추창영,강위석,허유,조병무,김재호시인과소설가인김병총,송상옥(在美),김만옥등이그들이다.
이들원로문인들은모두가마산출신들로‘白痴문학동인’의구성원들이다.
이들이고희를넘긴나이에문학과마음의영원한고향인마산에서다시만나고함께동인誌를펴낸사연은이렇다.
1955년의어느가을날,마산의노비산자락에서이들은만나기시작했다.
모두들피난도시마산의고등학교학생들이었고,문학의정신이충만해있던나이들이었다.
6.25사변이남겨놓은상처는황량한것이었다.내남없이어렵고가난했던그시절,
감수성깊은젊은그들에게문학은시련을희망으로만들어가는하나의돌파구였을것이다.
답답하고암울했던시절,프랑소아즈사강의‘어떤미소’,보리스파스테르나크의‘닥터지바고’등을읽고심도깊은소견을주고받으며이들은문학만이희망이고살길이란저마다의인식에불을붙인다.어서빨리우리함께모여보자.그리고문학으로달려가자.
그렇게해서마산에서학생들간에최초로결성된문학동인이‘白痴동인’이다.
1956년1월3일의일이다.
마산시내각고등학교문예반을대표한문재들로창립멤버는16명이다.마산고에서이제하.변재식.강위석.유동석.송상옥.전일수.김성택(병총).김용복이나왔고,마산상고에서이광석,조병무,김봉진,임철규가,마산여고에서박복자(현령).김상애.김만옥.임혜진이,그리고성지여고에서추창영이나왔다.
이들이문학동인모임을구성한배경에는당시피난도시마산에내려와교편을잡고있던당대의기라성같은文人들의영향이컸다.김상옥,이영도,이원섭,김세익,김남조,문덕수등이그들이다.이들문인들은‘백치동인’결성전부터구성원들의문학적소양을익히알고지도해왔던터라,동인결성을자연스럽게이끌었다.이들타향문인들외에김수돈,정진업,김태홍,권환,박양,김춘수,이석등마산출신문인들의역할도물론컸다.
‘백치동인’은결성후다양한문학활동을펼치게된다.이들은매월월례회를갖고백일장처럼詩作을한다음합평회를한다.여기서나온작품들을바탕으로한시낭송회(문학의밤)를정기적으로가진다.이들이이렇게마산에서왕성한문학활동을펼치던시기를빗대‘마산문학의르네상스’라는말이나온다.
지금이들동인들의문학적인입지를놓고말하자면그무렵부터벌써예비문인들로서의활동을벌여나간것이다.문학의밤은1963년3월16일제16회로끝을맺는다.‘백치동인’의수명이일단‘중단’된것이다.더러는문단등단으로,더러는학교진학으로서울로올라가야하는사정들이생긴탓이다.문단등단은이제하가시‘노을’과소설‘황색강아지’로,박현령이시‘산위에서’로,송상옥이‘검은이빨’이라는소설로,추창영이시‘등불’로각각추천을완료했으며,뒤이어강위석,조병무,이광석등도속속문단에이름을상재한다.
이렇듯청춘의나이에7여년간의왕성한문학활동을펼친이들이지만,웬일일까,그흔한동인誌한권내지못했다.그래서동인들은‘백치동인’의이름으로가끔씩만나면서도이를늘아쉬워해왔고,그게마음의빚으로남아있었다.그아쉬움을반세기의세월을건너비로소풀게된것이다.
동인지발간은동인대표인이광석시인(마산문인협회고문,전경남신문편집국장)이추진위원장직을맡았다.
5월2일저녁,마산3.15아트센터소강당에서동인지발간을축하하는출판기념회가열렸다.이자리에는이광석,박현령,김용복,김병총,염기용,추창영,김만옥,허유,황성혁등9명의동인이참석했다.
16명의동인중2명은세상을떴다.나머지14명가운데이들만이참석한것이다.
동인지는다양하게꾸며져있다.
동인16명의약력과사진,대표작품들과회고등을담았다.작품을남기지않고작고한동인은사진과주고받은서신들로대신했다.책에는또1950년대당시문학행사의초대장등각종자료들을부록으로수록되고있다.
이날출판기념회에는강호인마산문인협회장,김영주마산문화원장등많은하객들이참석해이들원로문인들의반세기를뛰어넘은문학에대한집념과노력,그리고그결실인동인지발간을기리고축하했다.
동인들은저마다감회에젖었다.그리고홀가분해했다.
그러나또하나‘마음의빚’이생겼을것이다.
이번에펴낸동인지의성격때문이다.
‘백치동인’의첫동인지니까창간호일것이다.창간호가나왔으면2호,3호가계속나와야한다.그것을어찌해야할것인가.첫동인지를‘종간호’라고할수도없고…
반세기가흘러간이즈음에도이들‘백치동인’들은동인의산실,문학의터전이었던마산의옛터와그시절을꿈꾼다.
제비산기슭어디쯤,이제하의집,고샅길꽃나무들과김병총의집,농장에피고지던아름다운꽃들을기억속에서그리워한다.
이들은영원한문학동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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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레사 (제 글 좀 내려주시면 안 될까요)koyang4283 (중학교 졸업 50년)
김동일 (중학교 졸업 5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