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여, 동포여!, 똥퍼여, 똥퍼여!…

‘천안함’침몰은나라의위기다.

백척간두라는표현이적절한시점이다.

이런시점에많은얘국동포들이있다.

우리군함의영해침몰이라는,미증유적인사건,

그뉴스의홍수속에파묻혀

드러나지않은아름다운우리대한민국의애국동포도많다.

슬기는아버지의죽음을전화로통해부대로부터들었다.

울부짖는다.아빠,아빠,우리아빠!

그길로지나가는택시를탄다.곁에친구가있었다.

대구서진해까지택시는달린다.

택시안에서뉴스가나온다.故한주호준위의순국뉴스.

슬기는이미제정신이아닌채로계속울부짖는다.아빠,아빠,우리아빠!

진해에도착한다.슬기는택시비를낼정신도아니었을것이다.

친구가택시비를건네려한다.

그러나택시기사는거절한다.

영웅의딸로부터내가어떻게택시비를받을수있겠는가.

친구는대구로돌아가려고그택시를다시탄다.

대구에와서도그택시기사는택시비를받지도않았다.

대구의이택시기사가누구인지아무도모른다.

이름도성도모른다.그러나그는정말위대한대한민국의애국동포다.

故한준위영결식장에정치인들이몰렸다.

으례그렇다.장례식이건,추모식이건정치인들은몰린다.

그들은대개그것을무슨이벤트쯤으로여긴다.

자신을드러낼좋은기회로삼는것이다.

공아무개의원도나아무개의원도그랬다.

영결식장을배경삼아사진찍기에여념이없었다.

걸리적거리는사람들을제치고는여러장을찍었다.

여론의질타를맞자,공머시기의원이내놓은변명이가관이다.

역사의현장을기록으로남길필요가있어서…

공머시기의원은자신이그현장의주체쯤으로인식하고있었나보다.

우리국민그어느누구도눈꼽만큼도그렇게여기지않는다.

그런정치인들이너무많다.

위선적인그들이국가적난국에아무리’동포여,동포여’하고불러도

국민들은거들떠보지않는다.

개똥쯤으로여긴다.’똥퍼여,똥퍼여’로듣는다.

애국자/이선관(1942-2005)

빛이어둠을

사르는

이른새벽이었다

문틈에선가

창틈에선가

벽틈에선가

나의침실을파고드는동포여!

하는소리에매력을느끼다가

다시한번

귀기울여들어보니

똥퍼여!

하는소리에

나는두번째깊은잠에취해버렸다

(<씨알의소리>1971년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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