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없이명멸한옛카메라들중,
만든사람의이름딴카메라는흔치않다.
언뜻떠오르는게하나있다.’바르낙카메라.’
오스카바르낙(OskarBarnack)은주지하다시피,
35mm카메라를대표하는라이카의창시자격인사람이다.
그의이름을딴’바르낙’이라이카호사가들사이에널리알려져있다.
바르낙카메라라는것은다름이아니라,
라이카35mm랜지파인더중스크류마운트모델을말한다.
1913년첫생산된Leica1(A)를시작으로해1960년대초에나온
LeicaIIIG까지가그모델들이다.
이모델들이언제부터’바르낙’이라고불리고있는지는잘모르겠지만,
이이름은공식적인명칭이아닌것으로알고있다.
1990년대말까지도그런이름이없었는데,언젠가부터우리나라사람들,
특히젊은라이카매니아들이그렇게부르고있었다.
아마도일본사람들이그렇게붙인게아닌가한다.
(NagelPupillew/Elmar5cmf.3.5+shutterreleasecable)
‘바르낙’말고,정식으로만든사람의이름을딴카메라가있다.
1928년에나온’나겔(Nagel)’이다.
콤팩트한크기에독특한디자인으로,당시호사가들의관심을끈카메라이다.
나겔을만들어출시한사람은독일광학史에서빠뜨릴수없는인물인
오귀스트나겔박사(Dr.AugustNagel)(1867-1943)이다.
이양반은1909년Drexler&Nagel이란카메라회사를설립해Contessa등을만들었다.
명성이알려지면서1926년짜이스이콘(ZeissIkonAG)에들어가
핵심적인위치에서기술자및경영자로참가한다.
그러나얼마못가1928년에짜이스이콘을나온다.
짜이스이콘을그만둔계기는여러얘기들이있는데,
그중의하나가학력과관련된얘기다.
그때나지금이나그놈의학력이문제되기는그때나지금이나마찬가지인모양이다.
괴팍스런성격의나겔박사는대학을나오지못했다.
박사학위는명예학위다.1918년프라이부르크에서받은것으로돼있다.
짜이스이콘에들어가면서아마도학력을속인게들통이나고,
이것이그의괴팍스런성미,이를테면자기기술에대한극도의자부심과고집등이
경영진과마찰을빚어결국짜이스이콘을그만두었다는얘기다.
짜이스이콘을나온후나겔박사는독자적인카메라회사를설립한다.
바로Nagel-Werke로,1928년부터1931년사이에여러개의혁신적인카메라를개발한다.
이가운데는RecomarPlate,VollendaFolder등이있는데,
가장대표적인카메라가바로그의이름을따서만든’나겔쀼삘레(Nagel-Pupille)’이다.
Pupille가’눈동자’라는뜻이니’나겔의눈동자’라는뜻의카메라라해야할까.
(나겔출시당시의광고)
‘나겔쀼삘레’는나겔박사의회심의역량과미니어쳐형의크기,
그리고독특한디자인으로출시되자마자선풍적인인기를얻는다.
이카메라의메카니즘은당시로서는획기적인것이었다.
우선렌즈와셔터어셈블리가카메라의상판과는아무런기구적인연결이없다.
대신특이하게도렌즈셔터본체와분리되는필름캐리어에
상판과뷰파인더가포함된형태의랜지파인더카메라이다.
컴팩트한크기에,또두개로앙증맞게분리되는장난감같은메카니즘이재미있다.
렌즈는처음에는슈나이더社의제나(Xenar)5cm/f.2,f.2.9,f.3.5가부착돼있는모델로나오다가,
좀고급화되면서라이카의Elmar5cm/f.3.5가달린모델이후에생산됐다.
T,B,1-1/300스피드의콤퍼셔터(CompurShutter)시스템이다.
3cmx4cm사이즈에16장이촬영되는127필름을사용했다.
목측이기때문에별도의거리계를사용한다.라이카거리계인FOFRE와아웃핏을이뤘다.
1999년인가,프랑스사람으로부터아웃핏을구했는데,당시가격이800달러정도였다.
나겔박사는이후1931년까지여러종의나겔카메라를생산한다.
Vollenda,Rocomar,Librette,Fornida등의모델들이이시기에나왔다.
카메라기술자로서의나겔박사의인생이그리안정적이었던것은아닌것으로보인다.
나겔박사는나겔카메라개발로다시명성을얻지만,
아무래도개인회사로써거대한자본을가진카메라회사들과겨루기는역부족이었던것같다.
1931년코닥(EastmanKodak)에합류하게된것도아마그와무관하지않나싶다.
코닥에합류하는과정도독일에서가아니라미국에서하게된다.
로체스터에있는독일코닥의미국뉴욕법인(EastmanKodak-NewYorkAG)으로들어간것이다.
코닥에서나겔박사는그의카메라기술인생의마지막을불태운다.
코닥이자랑하는35mm랜지파인더모델인’레티나(Retina)’를개발에들어가
1934년레티나시리즈의첫모델인’레티나I(RetinaI;Type117)’을만든장본인이
바로나겔박사인것이다.그후여러종의레티나모델이그의기술과자문을거쳐생산된다.
‘나겔쀼삘레’를보고접할때마다나겔박사가생각난다.
앙증맞은모습과나겔박사의고집스런인상과는매치가잘안된다.
뭔가좀역설적이지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