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석봉(雄石峰)은경남산청군단성면에있는지리산의끝자락이다.
지리산이천왕봉에서중봉,하봉,새재,깃대봉을흐르며낮아지다가,
밤머리재에서다시솟은봉우리다.높이도1000미터를넘는산이다.
웅석봉은마음에품어왔던산이다.
그산을오르려고몇번시도했으나이루지못했다.
산청땅을근년들어여러번갔다.그러나그곳으로의여정은좀복합적이다.
산청단성면청계리에있는’고담난야(古潭蘭若)’를우선목표로하고간다.
선배가계시는암자요명상처다.그곳에서지인들을만난다.
그러면서도웅석봉은늘염두에두는목표처다.그러나번번히좌절된다.
술때문이었다.전날밤,지인들과나누는술이과해지면
그다음날은작취미성이니산을오를수가없는것이다.
재작년엔기필코오르겠다고갔지만,비때문에’林道산행’으로만족했어야했다.
24일,친구내외와함께서울을출발하면서암묵적인결의를했다.
이번엔무슨일이있어도웅석봉을오른다.
단성인터체인지에서선배내외와합류,
‘고담난야’에도착하니한선배는마산에서일행과이미도착해계신다.
인근식당에서간단한요기.그리고군말없는웅석봉행이다.
산행들머리는청계계곡으로잡았다.일행은모두9명이다.
이곳을올라본적이있는보영씨는계속계속자랑이다.
사람들의왕래가적어때묻지않은계곡이라는것.
그리고갖은야생화,그중에서도얼레지가지천으로군락을이루고있다는것.
또있다.한반도에서유일한’히어리’꽃나무군락지라는것이다.
조금오르니물이졸졸흐르는계곡이이어진다.
청아한물소리에귀가밝아지고,무르익은봄의산천풍광에눈도맑아진다.
바쁠게없는산행이라걸음걸이도느긋하다.
조그만폭포가있는어느곳에서담가본계곡물은알맞게시리다.
보영씨는앞서오르면서계속꽃이야기다.
아,저기얼레지꽃이다.보영씩가리키는곳에얼레지꽃이있다.
그러나이미시들은꽃이다.산아래쪽의얼레지는이미지고있었다.
그래도반갑다.초록잎새에연보라빛을머금은꽃망울이새초롭다.
‘히어리’꽃나무는보이지않는다.더올라가야있다는것.
계곡을거슬러올라오면林道의중간지점으로해발700미터가넘는곳이다.
이곳에서일단재정비를해야한다.본격적인산행이시작되기때문이다.
한선배와종수선배내외는지쳤다.그만내려가겠다고한다.
보영씨도내려가겠다는것을친구가토닥거리며만류케했다.
그래서네명만오른다.
그쪽에서웅석봉정상까지는한40분정도올라야하는데,산길이좀험하다.
노란꽃망울단나무들이눈에들어온다.산수유인가,아니면생강나무인가.
알고보니그게바로’히어리’꽃나무였다.높이올라갈수록많이눈에띈다.
‘히어리’도만개의시기를지나끝물이다.그러나오를수록노랗고화사한꽃들을피우고있다.
그꽃보고오르니별힘이들지않는다.
어느덧정상이다.우리뿐이다.
산불감시초소가있고,그안에감시원한분이앉아계신다.
사람을오랜만에본탓인지반가운인사를건넨다.
웅석봉.우리말로’곰바우산’이라는데왜웅석봉인가.
봉우리가곰을닮아서그렇게이름붙여진것이라는얘기다.
안부에서정상을조망하면그런형상이라는데,글쎄보기나름아닐까.
또한얘기가있다.정상서남면은급경사로아주험한곳인데,
곰이이곳을내려가다가떨어져죽었다고해서웅석봉이됐다는것이다.
어느게맞는지별중요치않고,
아무튼곰하고무슨연관이있는산이라는것만알면되지않은가.
정상은쾌청한날씨다.이런기회를맞기도쉽지않다고한다.
4월의봄볓이내리쬐는정상.
그곳에서니천왕봉이저멀리한눈에들어온다.그리고이어지는황매산,가야산의연봉들.
산아래저멀리로남강으로흘러가는경호강이물길을이어가고있다.
사진을찍어야한다.’증명’사진이다.
서울에서의토요일정기산행에빠지고온터라올라가면많이씹힐것이다.
그래서그거라도내놓아야면피라도할것이다.
8킬로이상되는길이다.저산아래청계저수지가보이는곳이다.
한30분정도가파른산길을내려오니,또다시임도와마주친다.
여기서결정해야한다.올라온계곡으로내려갈것인가,아니면임도로내려갈것인가.
선택의여지도주지않고친구가앞서임도쪽으로걸어간다.
달리도리가없다.그냥따라가는수밖에.
시멘트길과흙길,돌길이번갈아이어지는임도는정말지겨웠다.
그길을꼬박2시간반정도걸었다.
청계리초입에들어섰을때는완전히기진맥진이다.
웅석봉을오르는데3시간,임도길을내려오는데2시간반,
모두해서5시간반정도걸린산행시간이다.
친구는유유한웃음을머금고있다.
우떻노?괜찮제.이번엔산행좀한것같다,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