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이많다.
학교후배에다사회에서만난후배들까지하면꽤된다.
대개40대후반에서50대초반의나이들로,한창일할나이들의후배다.
그들을가끔씩만난다.자주는아니고그저인사치레정도의만남이다.
60줄에들어후배들을만나면서전에비해좀당황스런점이있다.
위치가좀바뀐것이다.밥값,술값얘기다.그들이낸다.
얼마전까지만해도내가당연히내는것으로알았다.
그런데,그게이제는거꾸로된것이다.
한두어번은멋적고어색했지만,이제는능청스러워졌다.
낯이두꺼워졌다는얘기다.그래서이제는그러려니여긴다.
그나이적의나도그랬을까.그렇지않았던것같다.
선배는선배다.나이와관계없이선배다.
무조건후배들을보살펴야한다.돈은무조건선배가내야한다.
인간의속물적역학관계는아무래도돈의힘으로형성된다.
선후배간도마찬가지다.
돈내는사람이말빨이셀수밖에없고분위기를압도한다.
더구나후배들이다수일경우는두말할필요가있겠는가.
삼겹살집에후배둘과앉았다.물론그들이마련한자리다.
술잔이오가고이런저런얘기가오가고분위기는무르익어갔다.
한후배가복닥해진얼굴로갑자기정색을한다.물어볼말이있다는것.
물어볼말?뭣인가.
후배왈,예전에자기를홀대하고무시했는데,지금도그런생각을하고있는지?
무슨홀대,무슨무시인가?
20년전예기를꺼낸다.
다른부하들은이런저런좋은데데려가면서자기만홀로남겨두지않았냐는것.
불시에한방맞은느낌이다.그때의상황이라면어떤것인가.
어느신문사로갔다.부서는부장까지해서모두5명.신문사가문을닫았다.
나를데려간부장이어떤곳에소개를했다.그후배와같이그곳으로갔다.
다른부하들은데려가지못했다.그들은뿔뿔히헤어졌다.
그러다얼마후,나도모지방신문으로옮기면서그들중두명을데려간것이다.
그후배는그얘길하고있는것이다.
지방신문으로옮기면서자기를데려가질않고다른부하들과같이간것에대한원망이다.
그래서그게분하고억울한가?
예,그렇습니다.
와?
내실력이모자랐지만,그래도믿었는데결국무시당한것아닙니까.
뭐라할말이있겠는가.농담으로치부해가는수밖에없다.
니는일마그곳에운명적으로있어야할팔자가아니었던가.그래서거기서마누라도얻었고.
농담으로끌고가니그후배도실실거린다.
예,그건맞지요.그래도부장님은나를섭섭하게…
그당시를반추해본다.그후배말이맞는것같기도하다.
모두다같이갈수없는처지라면아무래도그방법밖에달리도리가없다.
종이한장차이로가를수밖에없는처지들,그런상황에서나의차별적기준이적용된것이다.
후배는그런데그걸그렇게받아들이고그렇게느껴왔다는것.나로서어떻게해야할것인가.
예전에도이런일이있었던가.있었던것같기도하고없었던것같기도하고.
그러나분위기는완전히나의분위기였다.
설혹그런일이있었다고해도한마디로일축해버렸을사안이다.
나는슬슬기가죽어들고있었다.
이때를틈타술만홀짝이던다른후배가실실거리며끼어든다.
아이,부장님이잘못하셨네.그냥미안하다고하세요.
나도달리그순간을모면할방법이없었다.난감했다.
내가그자리에서사과를했는지는기억에없다.
이런투로달겨드는후배들은또있을것이다.
業報로여기지만,좀씁쓸하다.
後生可畏라해야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