貪 心

명분은많고좋다.

할일이별로없다는것,

그리고머리도가끔씩은움직여야한다는것.

그렇게해서

친구들몇몇이만나화투장을돌린다.

십여년만에해보니어리벙벙하다.

그러나곧익숙해지고요리조리한머리돌림이생긴다.

다른친구들도마찬가지일것이다.

여의도친구사무실.

처음만나서는화기애애했다.

간간이실수도나오고그에대한관용도나온다.

저녁시간에는누가먼저랄것도없이

나가서먹자는데합의해밥을먹었다.

그리고들어와서또친다.

그날스코어는비슷했다.

그렇게늦지도않았다.

며칠후두번째도,만날때는화기로왔다.

좀달라진게있다면,서로의강.약점을알고있다는것.

서로를어느정도알고치면,그때부터는심리전수준이다.

강점을깎아내리고약점은부각시키는.

열이나기시작하는것은그때부터다.

한친구가소위끗발이나기시작한다.따라잡을수가없다.

열이오르니,저녁이고뭐고가없다.그냥짜장면으로때웠다.

그리고는계속고!

결국새벽녘까지갔다.한친구의완승.

개평을준다.잃은금액의반정도.

새벽집에가는택시비도없으니자존심이고뭐고없다.

세번째,네번째로이어지면서는,

스스로들화투맛에빠져드는형국이다.

문자가오면만사를제쳐놓고달려간다.

그러면서도초심의명분을저마다강조한다.

치매예방이어떻고저떻고…

네번째에서내가한건을했다.완전히두친구를호구로만들었다.

자정을넘기면서는일방적독주다.한친구가드디어돈이떨어졌다.

그때일어서야했다.그러나일어서지않고,돈을빌린다.

그돈까지다털릴무렵,네고가들어온다.

집엘보내줄테니,돈을돌려달라고한다.실실웃으면서.

그럴수가없다.반을돌려주겠다고했다.둘다거부한다.

그러면서협박(?)이나온다.문잠그라,집에못들어간다.

결국,반이상을돌려주는조건으로끝냈다.

집에가니새벽5시.

어제,다시만났다.

여의도에일때문에온친구가얼쩡거리다끼었다.

화투는원래그렇다.

처음이잘된다.결국그친구가초반에땄다.

그러나돈도돈이지만질려버렸다.무슨말이그리많은지.

밖으로나가저녁을먹었다.

물론그친구가그때까지딴돈에다더붙여서냈다.

그리고는집엘가야했다.그러나한친구가끈질기게나온다.

집에가서이시간에무얼하겠냐는것.

고정멤버인한친구는그때분당에있었다.

결국그친구가왔다.그리고2차전.

1차전위너인친구는얌전히집으로갔다.

새벽을넘기면서열이붙는다.서로들신경도예민해져가고.

목소리큰사람이화투판에서는일단유리하다.

그러나셋일경우,두사람의협공앞에서는못견딘다.

그런형국이었다.

판이흐려져갔다.독박이나오고땡깔이나오고.

손은내가들었다.그때가새벽2시.돈은있었다.

그러나더앉았다가는험악해질것같은생각이든것이다.

개평을요구했다.지난번내가준그비율대로.

그러나어림없다는태도다.한친구의중재.

빌려주는것으로해라.그리그리해서택시비를받았다.

한친구와비오는여의도를우왕좌왕댄다.택시도안잡히고.

이무슨꼴인가.새벽시간,비는줄줄내리지,택시는없지.

인자,우리그만하자.내두번하는가봐라.결의가가득하다.

그친구가나를다그친다.

니,두번다시내게전화하지마라.니가하면안갈수도없고.

적반하장이기도하지만,마음에도없는말일것이다.

지금당장은그런심정이겠지만,시그널을보내면,

언제고만사를제쳐놓고달려올태세의친구다.

시간은많고할일은없다는명분은항상지니고있다.

그러나그것은말그대로명분일것이다.

돈앞에선누구나다그렇다.공자도그럴것이다.

아무리친한친구라도그렇다.

그기에또적절한명분이덧붙여진다.

승부라는것.친구라도승부는가려야한다,운운하는.

이모든것의원형은무엇인가.

욕심이다.

탐심(貪心)이다.

졸리는아침,

한잠자고일어난후다시시그널이온다면나는어떻게할까.

세상보기에는항상두개의시선이있게마련입니다.광화문통의한자락도그렇지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