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화창한날이다.
어제는대기권가시거리가13년만에가장깨끗한날이었다는데,
그래서좀이채로운생각이들었다.
전쟁난다,전쟁난다하는데,
전쟁은이런맑고청명한날에일어나지않을까하는생각.
아름답고맑은날,흉측스런전쟁이일어난다.
참화와불행은이런극단의대비속에더큰강도로달겨들것이란생각.
오늘도그에못지않게맑고깨끗한날이다.
점심무렵,정오가되기도전에빌딩은사람들을토해낸다.
프레스센터뒤,사거리는곧사람들로덮힌다.
저마다자유로운걸음걸이로한끼를즐기려들움직이고있다.
어디선가귀에익은음악이들려온다.
마이웨이.
옛대한체육회건물옆소광장이다.
간이무대위에서외국인밴드가한참신을내며연주를하고있다.
무대앞안내간판엔공연일정이적혀있다.
세계각국에서온밴드들이매일번갈아가며출연하는상설공연이다.
드문드문한돌의자들엔점심먹으러나왔다가,
잠시머리를식히려는샐러리맨들이앉아있다.
손에는마실거리들을저마다하나씩들고.
참여유로워보인다.
청계광장엔또다른볼거리와먹을거리가풍성하다.
전국각지명산물들을팔고있는물산전(物産展)이다.
온갖농수산물들로성시를이루고있다.
강원도정선쪽에서는더덕과곤드레나물,취나물등을팔고있다.
산더덕을맛뵈기으로조금씩썰어주는데,받아먹는게맛나고재미있다.
진도쪽에서는수산물이다.멸치,새우,미역등이다.
거기서는미역코다리몇개를집어먹는다.
전라도장성쪽에서는명란과조개젓갈을,
그리고경북상주쪽에서는곶감한쪽을얻어먹었다.
선남선녀들은웃고즐기면서한두어바퀴씩돈다.
그러면배는쉽게채워질것이다.
청계천물도시원하게잘흘러간다.
Warisimminent…
전쟁이임박했다는얘기들이몇날을나돈다.
사무실이나집에서보고듣는뉴스는온통그에대한것이다.
불안하다.그게단순히루머수준이아니라,
현실적상황을바탕으로하고있는것이기에불안감은가중된다.
어제,그강도가가장셌다.날씨가유별나게화창해서그랬던것만은아니다.
전쟁이터진다면어떻게해야할까.그방법은오리무중이다.
총들고나가싸울수도없는입장인데,
그렇다고가만히앉아서당할수만은없지않은가.
그막연한불안감이,오늘광화문통을한바퀴돌면서없어졌다.
좀이상하지않은가.무엇이그렇게만들었을까.
대한민국수도,서울의심장인광화문통은전혀동요하지않고있었다.
동요없는그일상성은빵빵하게굴러가는역동성그자체이다.
사람들의표정도매일대하는일상의그것들이었다.
오히려더의연해보였다.
전쟁은무섭다.더무서운것은,그공포와불안에짓눌리는것이다.
그것에서벗어나는길은상황을정확하게파악하고대처하는일이다.
그토대위에서의연하게일상을유지해나가는길이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