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으로툭튀기면
쨍하고금이갈듯,
새파랗게고인물이
만지면출렁일듯,
저렇게청정무구(淸淨無垢)를
드리우고있건만.
<박꽃,백양당,1947>
북한산산행길.
사모바위근처쉼터에자리가펴졌다.
먹거리가풍성하다.
찰밥,김밥,떡,고들빼기김치,열무김치등.
잘들먹으면서한마디씩한다.
그때나오는엉뚱한한마디.
어이,너거’벽공’이란말이무슨뜻인줄아나?
노영호다.
벽공,그거푸를벽자를쓴다면’푸른하늘’이란뜻이지.
노영호가소스라치게놀란다.
이야,그걸우째그리빨리알아맞히노.
영호는푸를벽(碧)을모르는상태에서물었던것같다.
어찌이럴수가있는가.
그래도마산고등학교를나왔다는주제에碧자도모르다니.
壁溪水도모르고桑田碧海도모르고碧眼도몰랐단말인가.
그렇게쏘아대니,그래도어리둥절해한다.
진짜가거짓말이가.
어데이꽈(理科)폿대내는것도아니고.
누군가또한소리.
푸른하늘이란碧空이란말이조어가아닌가하는.
누구는그말이있다하고누구는만들어낸말이라하고.
그틈에경화씨가한마디.
대들보위의군자,양상군자(梁上君子)가누군질아시는분?
그게질문이다.웃어야할지,울어야할지.
도둑놈했더니또소스라치게놀란다.우찌그리그걸빨리아시는가.
한마디.아니서울의大S여고를나오신분이그런한자도모르고.
정색을한다.우리는한자를배우지않았다는것.
그럼그렇지.
우리는그래도경화씨가영호같지않다는데안도했다.
그건그렇고,碧空이란말은정녕많이쓰는말인가.
한번찾아봤더니있다.
푸른하늘,혹은짙게푸른하늘이라는뜻이다.
그러나그렇게많이쓰는말은아닌것같은데,
한글학자일석이희승선생이쓴글에’벽공’이란시가있었다.
1947년에쓴글이니아주오래전글이다.
그런점으로미루어예전엔문학적인용어로좀쓰인말같다.
인터넷검색을해보니’벽공’이란말에
벽을밟고뒤로도는운동기술이란풀이도있다.
우리들의산행끝에이어지는뒷풀이는,
좀愚話스럽지만항상이런재미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