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속살’ 山行
투표하는날,좋은산행,좋은구경했다.

계룡산을갔는데,흔히가는코스가아닌계룡산의’속살’속을

들어간산행이다.

계룡산은닭이변화해용이된형국의산으로,

정기어린산세가빼어나다.

땅과산의지기가신령스러워,

풍수에서가장이상적인지형인이른바십승지지(十勝之地)로

일컬어지는신도안(新都內)을품고있는산이다.

그좋은땅,신도안에우리나라국방의총본산인계룡대가들어서면서,

그쪽으로의계룡산산행은사실상좀어렵게됐다.

특히주봉인천황봉에는군부대가주둔해있어등정이아예차단된상태다.

그러나우리들은그곳에올라계룡산의정기를만끽하고온것이다.

(산행들머리에서)

산행의들머리로계룡시용동저수지쪽으로잡았다.

통상공주나대전에서동학사로해서오르던코스와는사뭇다른들머리다.

여기서오르면말그대로계룡산의내면,즉속살을볼수있는곳이다.

그쪽코스는원래제석사코스로일컬어졌던곳이다.

20여년전,군부대가들어서면서이곳의종교시설을포함한모든민간관련시설은철거됐다.

유일하게남아있는곳이제석사이다.어떻게버텼는지는모르겠다.

산행을안내한후배에따르면,

이절의주지의법력이높았던가,아니면대개센배경이있었기에

그게가능했던것이아닌가하는것이다.

이절주지인해봉스님은올해90을넘긴나이에도불구하고,

아직도정정한자세로제석사를지키고있다고한다.

이쪽은전부군관리지역이다.그래서출입이용이치않다.

군인관사가있는곳의어떤문을따고산행이시작됐다.

여기서오르다왼쪽으로꺾어져처음만나게되는명소가’암용추’이다.

계곡물이흘러모여지는소(沼)의생김새가묘하면서도신령스럽다.

계룡산의산기(山氣)가그대로느껴진다.

여기서직선거리로1km지점에있는’숫용추’와함께암수의조합을이루고있다.

예로부터아들을낳고싶으면’숫용추’에서,

딸을낳고싶으면’암용추’에서빌면바람이이뤄진다고한다.

(‘암용추’에서)

다시계곡을끼고계속오른다.

우리일행은모두11명.잘들오른다.산길은평탄한육산의길이다.

오르락내리락하는산길이재미있다.

그러나나는이내지친다.간밤에마신술탓이다.

어느지점에선가내가제일쳐졌다.

천황봉으로이어지는능선에다다랐을때,

산의정기가느껴졌기때문일까,정신이말개진다.

아래로펼쳐지는전망이시원하기그지없다.

동서남북으로막힘이없다.

저아래신도안삼군(三軍)본부지역은아무리다시봐도명당이다.

드디어천황봉.군통신부대가주둔하고있다.

충북음성이고향이라는관리자가친절하게안내해준다.

마른목을적시는시원한물도대접받았다.

‘용오름바위’앞에서기념촬영도했다.

우리는운이좋았다.아무나할수있는일이아니라고한다.

(천황봉’용오름바위’앞에서)

상봉엔계룡산정상임을알리는표석이있다.이름하여’천단(天壇).’

막걸리를놓고제를올렸다.대표로조성동이가절을올렸다.

하산길은남부능선쪽이다.범바위,머리봉,국사봉을지나

‘숫용추’로이어지는능선길로,백두대간상금남(錦南)정맥에속하는길이다.

천황봉에서C자형으로굽어지는하산길이다.

(‘범바위’)

바위길이아기자기하다.오르내리기에신이절로나는산길이다.

기암괴석들이즐비하다.범바위도그렇고문다래미도그렇고.

김과장의설명을들으며새삼그형상을다시쳐다보게된다.

(‘문다래미’바위)

(‘통천문’에서)

한참을내려왔다.

다내려왔을것이라고생각이든어느평탄한지점에무덤이하나있다.

한눈에보기에도양지바른곳에자리를튼무덤이다.

비문읽어보니예사무덤이아니다.

우리나라불교의한교파인천태종창시자의아버지무덤이다.

천태종이면소백산의구인사가본사가아닌가.

그거대한사찰을가진종파의창시자아버지무덤이이곳에자리한게신기하다.

그무덤아래에’숫용추’가있었다.’암용추’못지않게참기묘하게생겼다.

물이떨어지는아래소(沼)는남자의거시기와너무닮았다.

그래서이곳에서기원하면아들을낳을수있다는것인지.

(‘숫용추’)

‘숫용추’쯤에서모두들지쳤다.철원이는무릎에이상이생겼다.

10여킬로미터,한다섯시간을오르내렸다.

그곳에서또한20여분,계곡길을내려오니또군부대다.

거기로해서계룡시로나가야한다.

헌병이문을따줘야나갈수있다.헌병의손을빌었다.

대한민국헌병은친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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