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무섭고싫다.
당연하다.전쟁을좋아할사람이누가있겠는가.
어제어떤여자소설가가한신문에쓴글도그런내용이다.
전쟁의끔찍스러움을경험적으로얘기하고있다.
이승복에관한얘기다.
"공산당이싫어요"라는말에,
북한무장공비가참혹하게입을찢어죽였다는학교선생님의얘기가
자살을생각하게할만큼무서운전쟁공포증으로이어졌다는것이다.
그전쟁의위기가천안함사태로한반도에드리우고있는사실에
그여자소설가는또전율하고있는것이다.틀린말이아니다.
이승복어린이사건을반공교육의한캠페인으로몰아가려는의도가보이는등,
행간에좀불균형스런표현이있지만전쟁을혐오한다는전체적인내용엔공감한다.
그러나싫어한다고없어지지않는게전쟁이다.전쟁의불가피성이다.
사람은이념과투쟁,그리고갈등의존재다.
국가는그사람들에의해만들어진공동체다.
그러니국가간에도갈등이존재할수밖에없다.
국가간치열한갈등의결과는전쟁으로이어질수밖에없다.
전쟁은미연에방지하는게제일상책이다.
그러나그게되지않으면어쩔것인가.
남북한간에이미한차례큰전쟁을겪었다.
그러고도그후수많은충돌이있었고,지금도진행형이다.
한국전쟁,그게어떻게일어났는지는이제새삼거론할필요가없다.
서로침략을주장하고있지만,어느쪽에서먼저도발했는지는
이제삼척동자도잘안다.
여기서한번생각해보자.
전쟁을피할수없다면,전쟁을어떻게받아들여야하는가의문제.
여기에반드시들이대야하는잣대가있다.
바로정의의전쟁이냐,불의의전쟁이냐하는것이다.
바로’해야할전쟁’과’하지말아야할전쟁’의구분이생기는것이다.
‘해야할전쟁,’즉정의로운전쟁이면해야한다.
그렇지않으면하지말아야한다.
그게세상의이치고올바른상식이다.
백령도차가운밤바다에우리군함한척이폭침됐다.
꽃다운인생46명이산화했다.
공격자는밝혀졌다.북한이다.
공격자가북한이라는데대해이제더이상의논란은없어야한다.
우리는우리영해상에서기습공격을받았다.
가해자가있고처참한피해자가있다.
누가옳고그른가.누가정의이고누가불의인가.
‘전쟁불사론’이나오는것은,한국가의입장에서지극히당연하다.
여러해결방안이있을수있겠으나,
가장저변에깔아둬야할대응방안인것이다.
우리정부는잘인내했다.조사도침착하게했다.
물론외교적노력도병행하고있다.
주변강대국과유엔을상대로
북한의만행에적절한국제적인제재를가하기위한것이다.
그러나외교는외교,그자체의속성상한계가있다.
네편,내편이있기때문이다.
지금돌아가고있는상황으로봐선솜방망이에그칠공산이크다.
그렇지않길바라지만,우리정부의대응태도도점차무디어져가는형국이다.
대북심리전재개가자꾸연기되고있는것이그대표적인한예다.
이런상황에서국내적으로,
색깔이의심되는이른바평화주의자들의준동이거세다.
"전쟁하자는것이냐"에서,
이제는아예"전쟁은어떻게든안된다"는식으로여론을선동질하고있다.
여기에좌파들의부화뇌동이가세하고있다.
결국,천암함사태를기왕에어쩌다일어난사고로보고
적당하게마무리하자는것이다.
평화가이럴땐땜빵,혹은만능의구실을한다.
위에서언급한여자소설가의글도말미에
"평화를결심하고전쟁은피하겠다"는식의각오를요구하고있다.
평화만생각하고그냥덮고가자는것이다.
오로지평화만주문하는이여자소설가의글에서
특히헷갈리는것은무엇이옳고그른가에대한,
평화론자로서의입장은전혀밝히지않는다는점이다.
평화를얘기하려면정의를먼저말해야만한다.
정의를말하지않으면서,
평화만앞세운다는것은불의를방치하는것에다름아니다.
‘라이언일병구하기’에서밀러대위는수전증에시달린다.
온갖참혹한전장을누비고다닌백전노장의밀러대위에게수전증은무엇인가.
바로전쟁에대한공포증이다.밀러대위도인간이다.
왜전쟁이두렵지않겠는가.
그러나그는그증세를아무에게도얘기하지않는다.
그러면서도전장에선제일앞장에선다.일종의위선일수있다.
마지막장면,달겨드는독일군전차를상대로주저앉았다.
이미총탄이그의몸을덥친상태다.
손이떨린다.떨리는그손을밀러대위는희미한눈으로바라본다.
그리곤권총을빼든다.
그권총으로탱크를향해쏜다.
적수공권.그러나정의의방아쇠다.
그는정의를끝까지포기하지않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