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이래저래한국사람들에겐심란스런달이다.
‘6.25사변’이라는민족최대의비극적인전쟁이일어난달이고,
그전쟁에서목숨을잃은영혼들을추모하는달이기때문이다.
한동족끼리의전쟁에서피아간에수백만의목숨을잃은경우는드물다.
그러니그한이오죽크고사모치겠는가.그래서6월은슬픈달이다.
천안함침몰사건도심란한6월의대열에합류하고있다.
백령도바다에서산화한국군장병에대한추모와함께,
북한을응징해야한다는여론속에서꿈틀거리는전쟁분위기도그렇고.
마침어제밤,한케이블TV를탄전쟁영화한편이있다.
‘WeWereSoldiers’
내심이영화가방영되길기대했었는데,아니나다를까나오길래반가웠다.
이미세번본영화다.어제또봤으니,네번본셈이다.
수많은전쟁영화가있는데,왜이영화가매년기다려지는가.
천편일률적인전쟁영화이면서도그속에담긴여러메시지가볼때마다
교훈적으로매번신선하게느껴지기때문이다.
영화는전투를승리로이끈한전쟁영웅의실화를바탕으로한것이다.
해롤드무어(HaroldMoore)중령.미제7공정연대1대대장이다.
그는1965년11월,베트남전에개입한미국의첫월맹과의전투인
‘라드랑(laDrang)전투’를승리로이끌었다.
영화는이전투에투입된무어중령과그의대대원의전투상을그리고있다.
2만km를날아가도착한적진속의밀림.지형과날씨등이생소할수밖에없다.
그리고상대적으로열세인병력과장비.
모든게열악하고열세인상태에서시작된전투였다.
그러나무어대대는이전투를악전고투끝에승리로이끈다.
모든대대원이잘싸웠다.그러나무어중령이제일잘싸웠다.
왜?
지휘관이니까.
그는지(智)와덕(德),그리고용맹성,휴매니티를지닌지휘관이었다.
미국에서적지로떠나기전대대원들에게한연설은압권이다.
"나는(전장에)제일먼저내린다.
그리고제일나중에떠난다.
(전장에)너희들한명도남겨두지않겠다.
죽어서든,살아서든우리는모두고향으로돌아올것이다."
무어중령은전투에서그가한말그대로실천한다.
부대가괴멸상태에이른다.대대장이죽거나포로로잡히면안된다.
상급부대에서다급하게대대장혼자귀환할것을명령한다.
그러나그는단호히거절한다.그리고는밤새도록대대원들과같이싸운다.
이런지휘력과용맹성이부하들을감화시킨다.
용기백배해싸울수밖에없다.그리고이긴다.
전투는승리로이끌었으나,숱한부하들을잃었다.
그는울부짖는다.
"나는나자신을절대로용서할수없다.
내부하들이죽었는데,나만살아남았다는것이…"
이영화의또다른맛이있다.전투속의저널리즘이그것이다.
UPI종군기자인조갤러웨이는특유의기자정신으로혼자그전투현장으로간다.
살륙의현장을말그대로’발로뛰면서’취재한다.
험한전투현장에서는미군도그의생명을담보할수없다.
그도총을잡아야한다.카메라를메고총을들고싸운다.
총도쏘고,사진도찍고.시산혈해의전장,정신이쏙나갔을것이다.
미군이이겼다.그도살아남았다.비로소정신이돌아온다.
넋이빠진상태로무어중령에게중얼거리듯말한다.
"기사를어떻게써야할지모르겠다."
이어지는무어중령의말.
"반드시써야한다.보지않았느냐.
그들이어떻게,무엇을위해싸우다죽었는지를
본그대로말해줘야한다."
勝者로남은군인과,비로소기록자로되돌아온기자가나눈이짤막한대화속에
저널리즘의기본과본질이그대로담겨있다.
라드랑전투를승리로이끌고,전쟁영웅이된무어중령은
그후중장까지진급한후퇴역한다.
하바드대석사출신으로독실한가톨릭신자인무어의전쟁관은어떤것일까.
그의전쟁관은물론반드시이겨야하는’승리’가그기본이다.
그러나그것은군인으로서의관점일것이다.
인간무어의전쟁관을엿볼수있는대목이나온다.
월남으로떠나기전,집에서딸과나눈대화.
어린딸이전쟁이무어냐고묻는다.
"일어나선안되지만,일어나는것."
무어중령의대답이다.
이즈음천안함침몰사건과관련해전쟁에관한얘기들이오가는
우리들에게하나의시사점이될만한대답으로보시는지.
라드랑전투에서살아남은무어중령과갤러웨이기자는그인연과경험을바탕으로
라드랑전투를다룬책을함께쓴다.’WeWereSoldersonce…andyoung’
영화는이책을바탕으로2002년만들어졌다.감독은랜달월레스(RandallWallace).
무어중령은멜깁슨이맡았고,배리페퍼가갤러웨이기자로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