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줄, 혹은 끈

친구가사무실로왔다.

사무실무슨위원으로있는사람이친구의고교동창인데,

일주일에한번하는회의에

그위원이오는날이라만날요량으로온것이다.

그위원을같이만났다.

나도언젠가한번본사람이다.

그얘기를꺼냈더니,모두가이어진다.

그사람의친구가나의친구이고그렇다.

점심을먹고사무실로오는길.

을지로지하상가를걷고있는데,

앞에서오시는분이안면이많다.

가만보니예전신문사의전무님이시다.

십수년이흘렀지만,단박에알아볼수있었다.

반가웠다.어정정한채로보도에서서십여분간얘기를주고받았다.

어디에있냐고묻길래,어디어디에있다고물었다.

반색을한다.누구얘기를꺼낸다.

고등학교후배인데,그사람이거기에있다는것이다.

아침에만났던내친구의친구인그위원이다.

아침에사무실에만났다는것,

그리고그연유를얘기를하자좀놀라는표정이다.

그리고는덧붙이는말.

아침에갑자기내생각이나더라는것.

한솥밥을먹었지만헤어지고못본게십여년인데,

어떻게내생각이갑자기났을까.

전무님도갸우뚱한표정이다.

사무실로가는엘리베이터.

옛통신사후배를우연히만났다.

문화평론가로필명이높은양반이다.

어딜가느냐물었더니,19층엘간단다.

19층은기자클럽이있는곳이다.

엘리베이터라긴얘기를나눌수없다.

누굴만나는데?

옛신문사에서모시던상사님.

어떤상사?

주필하셨던분.

앉아있거라.한번올라가겠다며엘리베이터에서내렸다.

그러나그곳에가지는않았다.

뭔가좀어리둥절해서다.

아침에만난그위원이역시그신문사주필출신이다.

아침과점심,

그사람하나에세명이연결되고있었다.

우연치고는참희안한우연이아닌가.

세상살아가면서많은사람들을만난다.

옷깃만스쳐도인연이라는데,

그인연들은서로를엮어주는줄,아니면끈이된다.

그줄,혹은끈들은더러닳아없어지는경우도있고,

또더러는끈질기게이어지는굵고복잡한것도있다.

사람은역시줄,아니면끈이라는생각이다.

그것으로엮어져있는것도그렇고,

그것이있어야살아갈수있는것도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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