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좋은 山行

주말산행이삶의일부분으로자리잡은지꽤오래됐다.

주말일정중제일우선사항이북한산산행이다.

부득이한것빼놓고,다른일정은대부분무시해버린다.

친구들하고가지만,친구들이무슨사정이있으면혼자라도간다.

날씨가어떡해도간다.

아니,갔었다.

과거형으로하는것은,얼마전까지는그랬는데,

이즈음에와서는잘그렇게하지못하기때문이다.

친구들영향받은바크다.

약속을해놓고비가온다고하면,문자가들어온다.

물론나는우긴다.산행에날씨가무슨조건이되는가.

비가오는우중산행은더좋다.그러니무조건가자.

그랬는데,대다수의친구들이꼬랑지를내리는경우가많다.

몇번은그래도혼자라도갔는데,

그게이제나이탓인지나도꼬랑지를내리는경우가있는것이다.

혼자다니는산행에몸이젖어있다가,

친구들과가는산행에맛을들인탓도있을것이다.

일기예보에이번주말엔전국적으로많은비가내린다고했다.

토요일은물론이고일요일까지온다고했다.

금요일오후,총무로부터산행이캔슬됐다는문자가왔다.

그러려니했다.그러나나는가야지.

그런데,가만생각해보니토요일에약속이하나있었다.

일기예보가그렇지않았다면,약속은무시하고산에갔을것이다.

그러나비가많이오고,친구들도안간다고하니,

나도슬슬게으름이피어나는것이다.

그래서토요일은충무로약속장소로갔다.예전통신사사람들과의만남이다.

대낮부터시작된술자리는오후6시무렵이돼서야끝났다.

어정쩡한주기로집으로돌아오니몸컨디션이엉망이다.

일요일은어떻게할것인가.산에가야하나말아야하나.

일요일아침.비는한방울도안온다.

갈등.

몸상태도안좋으니,그냥제끼자.주중에하루골라가면될것아닌가.

이런생각,저런생각이들었지만,

속으로는안가는쪽으로가닥을잡아가고있었다.

그때들어온문제메시지.

등산가자.아침10시광화문.

앞뒤챙겨볼것도없이나갔다.

친구두명,그리고나.

산행은단촐했다.

탕춘대쪽으로올라가는데,땀이비오듯한다.무척더운날씨다.

그러나기분은상쾌하기그지없다.

더운데도힘드는줄모르겠다.친구들도신나게올라간다.

비봉능선상,바람이솔솔불어오는곳에자리를잡았다.

김밥3줄로요기를하면서이런저런얘기들을나누고…

신선놀음이따로없다.

승가사계곡엔그간온비로물이졸졸흐른다.

오늘산에오지않았으면어찌되었을까.

몇날술에절은몸을어찌하지못하고그냥뒤척대고있었을것이다.

산에오기백번잘했다.암만…

목욕탕에서샤워,그리고’삼각산.’

고기조금에된장찌게,계란찜,그리고밥.

함머니가갈치보쌈김치를조금갖다주신다.그래도단골이라고.

막걸리한병을시켰지만,모두들입에갖다대는시늉만한다.

대신상추쌈에고기,된장찌게로밥을비운다.맛있다.

회비가몇천원남았다.망설임.

친구하나가맥주마시자고제의를한다.

그냥집에가자.이런날도있어야할거아이가.

구기동에서버스,불광역에서전철,그리고집.

시계는오후5시다.시간도많이남았다.푸근하다.

흐리면흐린대로,

비가오면비오는대로의산이좋고,

맑으면맑은대로그산이좋다.

산은항상그곳에그냥있다.

날씨를받아들이며그냥오르면된다.

산가는데구태여날씨를조건으로해야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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