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는마지막길이조용할수가있겠는가.
술잔이오가고,고성이난무하고.
한친구가뭐라뭐라하는데,잘들리지않는다.
우리모도책임져야한다…
무슨말인가.
그말에관심이쏠리고다음말을기다린다.
진이수명,우리가갉아묵은거아이가.한번따져보자.
그러면서하는말.
영철이가한10년갉아묵었고,성규니가한3년,그라고내가한1년…
웃을라고한소리지만,달리대꾸할말이생각나지않는다.
그친구와추억이많다.그러나슬프게도(?)모도술과관련된것이다.
그래서친구의죽음이더가슴아프다.그게수명을재촉한추억거리라면…
경호강에어둠이깃들면서둘이마주보고앉았다.
비릿한강바람을타고빗방울이간혹얼굴을친다.
멀리지리산자락의실루엣이어둠속에검실거리고…
서로의잔을까빡채웠다.
자묵자.
그렇게시작된술이다.
소주댓병한병이이내다비워졌다.
낚시하는성규를꼬드겨동네에서한병을더가져오게했다.
빗방울은제법거세져텐트안으로자리를옮겼다.
네살박이아들놈은어디있는줄도모른채아비는그모양그꼴이다.
고마해라.
누군가가텐트안을들여다보면서말렸다.
그러나그말이귀에들어올리가없다.이미둘은경호강강물처럼흘러가고있었다.
두병째가거진비워질무렵진이가일어섰다.
어데가노?
오줌누로.
진이는돌아오지않았다.
찾으러나섰다.둑방아래주차시켜놓은차를부둥켜안고있었다.바지춤은풀어놓은채로.
둘은좋게합의했다.무승부.그리고한병씩먹은것으로.
다음날,나는텐트안에서물에둥둥떠다니고있었다.
둘이또앉았다.파라솔쳐진손바닥만한테이블.
땡볕이내려쬐는초여름이었을것이다.
다른친구들은운동장에서테니스를하고.
됐제?
됐다.
그렇게시작한술이끝났을때,누군가가술병을헤아리고있었다.
고호근이었던가.
우아,촛병들육십네병이다.
둘은그자리에서청하64병을마셨다.
그러고도둘은또초상집엘가서소주를마셨다.
영철이술좀고마무라캐라.내짝난다.
친구는자리에누워있으면서그런말을한번씩했다고한다.
추억거리로기억할만한것이술밖에없다는게새삼슬프기도하다.
그러나짧은인생살이에서술로맺어진친구와의짧은인연을나는감사하게여긴다.
다시만나서도우리그랬으면좋겠다.
친구,부디잘가시게나…
친구세상뜬지벌써일년이다.
세월은속절없이그렇게도빨리간다.
그세월속에추억만남았다.
앞산도첩첩하고
뒷산도첩첩한디
오늘은어디로행하신가
황천이어디라고
그리쉽게가려던가
그리쉽게가려거든
당초에나오지를
왔다가면그저나가지
모든터에다택신이름을두고가면
동무에게정을주고갔어
가시는님은다잊고가겠지만
시상에이날동무들은
백년을통곡한들보올줄을어떻게알며
천한시에잊고다닌들어느곳에서만나보려
무정하고야속한사람아
정생에무슨함으로이세상에가게되었도
각도각고을방방곡곡다니던일을
곽속에들어도나는못잊겠네
인연이그뿐이었던가
이십삼세에황천객에되었는가
무정하고야속한사람아
어디를가고서못오는가
보고지고보고지고
임의얼굴을보고지고
(추억;임방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