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차를기다린다.
친구의가방이두툼하다.
저나이에무슨저런가방?
책이들어있다.무슨책?
존피츠제럴드의’위대한개츠비.’
아니,왠개츠비?
英韓대역으로돼있다.
왜보는가?
할일도없고,공부도돼고.
그나이에공부라고하니할말이없다.
다른이유가있을것이다.
책을펼쳐든다.질문.
여기에나오는’올드스포트(oldsport)’가무슨의미고?
내용엔호칭으로’올드스포트’가자주등장한다.
한글번역엔애매하게그냥’친구’정도로돼있다.
20여년전에볼때엔’올드스포트,’그걸몰랐다.
그땐영문으로읽었는데,그냥대충보아넘긴것같다.
그런데,왜’올드스포트’가’친구’정도로번역돼있는가.
그게이해가안된다.
‘올드스포트’라면말그대로오래된스포츠게임같은걸의미하는게아닌가.
알고보니재미있다.
내영어사전엔’oldsport’란단어가물론없다.오래돼서그런진모르겠지만.
네이브(naver)사전으로검색을해봤더니,
어라,’여보게”자네’라는호칭이라는뜻으로풀이하고있다.
좀더깊게알아봤더니더재미있다.
‘위대한개츠비’속의’올드스포트’라는단어에대해적잖은질문이있었다.
물론외국사이트에서다.
그중한풀이는이렇다.
옥스포드(Oxford)대학출신의캐릭터를강조키위한호칭이라는것.
개츠비는소설에서옥스포드출신으로나온다.
친구인닉(NickCarraway)을부를때’올드스포트’라고부른다.
동류의식을강조키위한호칭이라는것이다.
‘옥스포드’와’올드스포트’의발음이비슷해서그런측면도있어보인다.
개츠비는데이지(Daisy)의관심을끌기위해닉을이용한다.
닉은한편으로개츠비와의우정을중요하게생각한다.
이런점들이겹쳐진신뢰의호칭이바로’올드스포트’라는것.
말하자면’신뢰와친애의호칭(termofendearment)’인것이다.
이단어가피츠제럴드의’위대한개츠비’이후에쓰여졌다는말도있는데,
확인은해보지않았다.
개츠비는또맥스(MaxGuerlach)도’올드스포트’라고부른다.
맥스는밀주(密酒)제조업자(bootlegger)다.
개츠비도거진그부류의의혹이짙다.말하자면맥스와동류다.
그래서맥스도그렇게부르는것이다.
덕분에’위대한개츠비’를다시한번대충훑어봤다.
그소설하면영화가떠오른다.
1974년,미아패로우와로버트래드포드가나왔던그영화다.
소설은미국역사상가장안정되고풍요했던시기를배경으로하고있다.
내가이소설을보던시기도나에게그런시기였을것이다.
별다른걱정없이살아가던시절이다.
친구는공부삼아그소설을본다고한다.
대단한학구열(?)이아닐수없다.
그러나가끔씩말도안되게뒤뚱거리는그친구의언행에견주어보면,
좀의아스런측면도있다.학구열하고는좀거리가멀다.
뒤뚱거릴때마다,우리는치매끼,치매끼라고놀려되곤한다.
그놀림에자극받았을것이다.
그래서혹여치매예방용으로그책을보고있는것은아닐까.
어쨌든하나배웠다.’올드스포트.’
그친구도’올드스포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