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나보다많으면일단은선배다.
몰론선배도여러부류가있다.
고향선배도있고,학교선배도있고,사회선배도있다.
전에는그런것을좀가려서대하고했는데,
나이를먹어가니좀둥시리해져서,
일단은나보다연상이면선배로모시고대우한다.
아주오래전부터알고지내오던선배들도많다.
대개는고향과학교가겹쳐지는선배들이다.
형님이없어서그랬던지,참살갑게대해오던선배들이다.
나보다는한살윗분들인데,
그런나이차이는말그대로숫자에불과한것이다.
친구처럼,만나기제일편하면서도형처럼모셔야한다.
그저께모처럼선배들과만났다.
마산서올라오신선배한분때문에여럿이만나게된것이다.
한해후배도한명나왔다.역시형제처럼지내는사이다.
당산동삼계탕집에서만나소주를마셨다.
모두들한6개월만에보는얼굴들이라할말이많다.
파주교하에사시는선배는많이탔다.
텃밭을아침저녁으로가꾼다는데,
그래서그런지매우건강스런모습이다.
능곡서예학원에가끔씩나오는것을제하고는시내에나오는일은드물단다.
마산선배는여전한모습이다.머리를까맣게염색을했는데,젊어보인다.
우리들중에거짓말좀보태감정이가장풍부한분이다.
나와는특별한인연이있다.
30여년전,내아버지임종을같이한선배다.
아무것도모른채두려움으로맞이한아버지임종,
그선배가함께해그나마견뎌낼수있었다.
작년,빠리에있던한후배의안좋은소식을제일먼저알려줬다.
목소리는울고있었고안타까움에절어있었다.
술들은여전히잘마신다.
2차로간장어구이집에서도소주를마셨다.서너병이후딱비워졌다.
다정다감한얘기들만할수없을것이다.
정치얘기가나오고,천안함이나오고,4대강사업이나오고.
천안함에서결국블레이크가걸렸다.
의견이상충한것이다.미국을못믿겠다는것,그래서천안함폭침이이상하다는것.
더길게얘기해봐야소주만축날것같아서둘러진화모드로몰아갔다.
그런견해에반박을하지않으면되는것이다.
밤이이슥해지고술들이취해갔다.
마산선배를우리집에서모시기로했다.
집사람더러술상을보게했다.마침큰애도있어같이들앉았다.
예전과천에함께살던얘기도나오고,아이들재미있게지내던얘기도나왔다.
집사람과는무척오랜만이라,그반가움이더했을것이다.
선배아이들도다들취직을했다고한다.결국마산형수에게전화를걸어축하를전했다.
형수,인자고생끝이요했더니,아이고무신,인자시작인데한다.
고생들많이했다.특히형수의맘고생이심했다.
만남의반가움이도가지나쳤다.
다음날까지연장된것이다.
아침은밖에서먹기로하고근처순대국밥집에간게화근(?)이됐다.
소주를시켜마시면서발동이걸린것이다.
마누라를집으로보내고,선배와둘이버스를타고간곳이구기동.
갈치보쌈잘하는식당에서또소주를마셨다.
선배가엉뚱한제안을한다.
우리지금같이순천에가자.
순천엔또한선배가있다.
모중공업부사장으로있다가그곳건설회사사장으로가눌러앉았다.
전화를했더니당장내려오라고한다.
그러나그게어디쉬운일인가.또술김에나온발상이아니던가.
그러고저러고하다가또대취했다.
왜구기동엘갔던가.친구들이북한산에있었기때문이다.
나만선배때문에못간것이다.친구들은그때내려오고있었다.
선배는그런와중에소리소문도없이사라졌다.
정신을차리니나는목욕탕에있었다.친구들도있었고.
한증막을왔다갔다하는데,친구들이교대교대로감시(?)를한다.
엉망으로취한상태에서혹여내게무슨일이라도일어날까쉬쉬하면서.
마시던식당으로다시와또소주를마셨다.
친구들이제한을건다.너무많이취했다는것.
아무리말짱하다해도들어주지를않는다.
지갑을꺼내상품권한장을꺼내친절한종업원에게주는짓거리들이
아무래도정상으로보여지지는않았던것같다.
좀훤한시간에버스를타고구기터널을지나간것같은데,
집으로들어가는길은깜깜한밤이다.
불광역에서탄전철은종점까지간모양이다.
거기서나오다가또역을지나친모양이다.
몇번그랬던것같다.그러니그시간이지.
오늘아침,
딱어제아침과같은분위기다.
술에찌들은몸,그리고흐릿한정신상태.
선배만없을뿐이다.
선배로부터의전화.
아직안일어났제?퍼떡일어나거라.그리고운동좀하고.
어떤대꾸를했는지모르겠다.
마산에잘도착한것만확인했을뿐.
몸도마음도찌들고,지갑도찌들고.
예전에도같이들만나면그랬었다.
그때도헤어지고나면대충이런상태였었다.
언제까지이래야될것인가.
그래도나는선배가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