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안.
젊은아낙이아이남매를데불고탔다.
서너살쯤됐을까.
둘이서노닥거리는게재미있다.
그걸빤히쳐다보고있는데,
갑자기그중여식아이의눈과마주쳤다.
둘이서순간적으로마주보고있는데,
여식아이가눈을떼지를않는다.
나도계속쳐다보고있었다.
그러나내가눈을돌릴수밖에없었다.
더쳐다볼수가없었기때문이다.
그후나는아이들노는모습을숨어서보듯
힐끔힐끔쳐다보았다.
그러나어쩌다아이들눈과마주치면
죄지은듯시선을돌려야만했다.
진실의순간이있다.
진실과마주치는순간이다.
그런경우가가끔있다.
어린아이의눈과마주치는것.
갑자기무력해지면서꼼짝못할기분이든다.
그눈은진실을담고있고,
나는진실하지못하기때문이다.
그것을사진으로갈파하는저널리스트가있다.
스티브맥컬리(SteveMcCurry).
사람의눈을통해진실을그려낸다.
특히세계각국의분쟁지역을찾아다니며,
험하고어려운상황에서도진실을지닌사람들의눈과눈빛,
그리고그들의시선을통해인간의영혼을담아낸다.
그리고그들의눈높이에맞춘양심을호소한다.
얼마전,서울에서도사진전시회를가졌었다.
그의사진전을알리는포스터에나온사진이그의대표작이다.
‘푸른눈의아프간소녀(AfghanGirlwithBlueEye)’
1985년,내분과전화속의아프가니스탄에서찍은이사진은,
그해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Geographic)잡지의표지로실려더유명해졌다.
(‘AfghanGirl’byMonzwithMamiya6w/50mmf4.0)
어제우연히인터넷서핑을하다가그사진을발견했다.
맥컬리의영국전시회를알리는그포스터를배경으로찍은흑백사진이다.
영국의한아마츄어사진가가찍은이사진에는한명의영국소녀가들어있다.
포스터앞에서하늘을향해혀를내밀고있는어린소녀다.
두려움과공포에떨고있는듯한아프간소녀의모습과는묘한대비를이룬다.
그러나그묘한대비속에서도사진은역시’진실의순간’이라는
스티브맥컬리의메시지를담고있다.
순진무후한영국소녀의모습이오히려아프간소녀의눈에담긴진실의메시지를
더강력하게나타내주고있는느낌에서다.
아프간소녀의그후모습은어떨까.
아래사진,두번째줄의제일왼쪽이그녀의최근사진이다.
세월이흘렀어도그눈빛은여전히살아있다.